국내 증시가 하락장에 진입하면서 기업공개(IPO) 열풍이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모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동학개미(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화력은 확실히 약해졌다. 1월에 IPO 기업의 일반청약경쟁률은 975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 1월의 1897대 1의 절반 수준을 보였다. 초대어급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일반청약경쟁률도 69대 1 수준으로 저조했다. 중소형 종목인 오토앤(2396대 1)과 케이옥션(1408대 1)만 평균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며 선방했다.
개인과 달리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369대 1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IPO 시장은 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저조한 성적을 받은 가운데에서도 기관 투자자는 꾸준하게 IPO 시장에 참여하면서 과거 대비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와 초대어급에 대한 자금력 부담으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낮은 일반청약경쟁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각국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공급망 우려까지 풀리지 않으면서 증시가 내림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7.88%, -13.50% 떨어졌다.
상장을 예고한 대형 기업들도 상장 시기를 두고 눈치 게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환경이 좋지 못한 데다 코스피 지수도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이유를 밝혔다. 심지어 2월 IPO 대어로 손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28일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5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공모시장 반응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 IPO 예정 기업은 11~13개다. 인카금융서비스, 바이오에프디엔씨 등 이미 7개 기업이 공모가를 확정하고 상장 일정을 진행하고 있어 12개 기업 상장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모금액과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IPO 예상 공모금액은 2900~3200억 원이다. 지난해 2월 8421억 원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3000억 원~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3조8250억 원)보다는 약 2.5배 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