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개인투자조합의 신규 결성액과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조합 등록제 시행 후 20년 만인 지난해 누적 결성액이 1조 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60%가 지난 1년간 쏟아졌다. 제2벤처 붐으로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개인의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개인투자조합(이하 조합) 결성 실적을 분석한 결과 결성액이 627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3324억 원)의 2배 규모이자 역대 최고치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엔젤투자자)이나 법인(창업기획자 등)이 최소 1억 원 이상을 출자해 창업‧벤처기업에 출자금 총액의 50% 이상 투자하는 조합을 말한다. 벤처투자법에 따라 중기부에 등록해야 한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973억 원 △2분기 978억 원 △3분기1996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동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조합 결성이 활발한 하반기 중 4분기에만 2331억원(37.1%)이 결성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신규 결성 조합 수도 역대 최다였던 전년(485개)의 2배 수준인 910개로 급증했다.
결성금액별로 보면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의 조합은 309개로 전년(126개)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5억 원 미만의 조합 비중은 매년 감소 중인 반면 5억 원 이상의 결성액이 큰 조합 비중은 증가세다.
개인 출자자 수는 전년(8162명)의 2배 수준인 1만6681명에 달했다. 개인 출자액은 전년(2393억 원)보다 2.4배 많은 5763억 원이었다.
신규 투자금액도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지난해 조합의 신규 투자금액은 전년보다 54.8% 증가한 4013억 원을 기록했다. 투자기업 수(1005개)는 처음으로 1000개를 돌파했다. 개인투자조합이 기업당 평균 4억 원을 투자해 창업기업이 사업 초기에 필요로 하는 종잣돈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조합 등록제도 시행 이후 올해까지 20년 간 누적 투자금은 1조1268억 원으로 총 결성금액(1조5845억 원)의 71.1%를 차지한다.
조합 결성과 투자가 이처럼 활성화 된 것은 제2벤처 열기에 전문투자자 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까지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2018년 벤처기업 등에 대한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투자금의 소득공제 세제지원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2020년 조합 재산운용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의무비율을 출자금 전액→50% 이상으로 완화한 영향과 시장의 풍부한 자금 유동성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기부 전세희 투자회수관리과장은 "조합 수와 결성금액 증가세에 맞춰 조합 업무집행조합원의 운용역량 요건 신설 및 출자지분 부담을 완화(5→3% 이상)하는 내용의 벤처투자법 시행령을 올 6월까지 개정할 것"이라며 "건전한 투자문화를 확산해 엔젤투자가 촉진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