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월 BSI 전망치는 99.7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들어 중국의 경기둔화, 공급망 교란,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우려가 이어지면서 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해당 월의 경기가 전월보다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경기전망이 갈렸다. 제조업의 2월 BSI는 94.8로 경기전망이 부진했지만 비제조업은 105.7로 낙관적이었다.
전경련은 제조업의 경우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불안이 부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60% 이상인 반도체 업종의 영향으로, 전자 및 통신장비(94.4) 전망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 밑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여가·숙박 및 외식(85.7)은 부진했지만 설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형마트 등도ㆍ소매(114.6) 산업이 기준선을 크게 웃돌면서 업종 전체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부문별 2월 BSI 전망치는 수출(97.7), 자금사정(94.3), 채산성(94.3), 재고(104.3) 등 4개 부문은 부진했다. 반대로 내수(100.9), 투자(102.3), 고용(102.0) 등 3개 부문은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수출(97.7) 전망이 부진한 요인으로 한국의 양대 수출국인 중국의 공급망 불안과 미국의 물류난을 지목했다. 중국의 경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정부가 고강도 방역 조치를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항구 봉쇄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2위 수출국인 미국도 해상 컨테이너 비용이 급등하는 등 물류난이 지속하고 있다.
채산성과 자금 사정(각 94.3) 전망 관련, 전경련은 원자재 수입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올해 1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기업들이 채산성과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 물류난 등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원자재 수급 안정, 해외자원 개발, 물류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