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층에 사람 있어요. 살려주세요. 엔솔 물적분리 한다는 소리 나오기 전에 들어갔다가 물려서 지금 존버(힘들게 버팀을 뜻하는 속어) 중인데 힘드네요”, “LG화학 대폭락한다”, “이제는 이차전지 쏙 빼고 껍데기만 남은 회사” (LG화학 주식토론방)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상장 소식에 LG화학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주주들이 울상이다. LG화학 종목토론방은 성토의 장이 돼 버린 지 오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0.29% 내린 6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 LG엔솔 일반청약이 끝나면서 전날 LG화학 주가는 6.58% 소폭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LG화학 주가는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2월 5일까지만 해도 102만8000원까지 치솟으면서 대장주의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초 LG엔솔은 7곳의 주관사단을 선정하면서 상장을 본격화했다. 이에 함께 LG화학은 주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LG엔솔 일반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에는 LG화학의 주가가 5.91% 주저앉았다.
LG화학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가 LG엔솔로 넘어가면서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LG화학은 대표 2차전지 대장주로 꼽혔다. 하지만 LG엔솔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하면, 2차전지 수혜주가 LG엔솔로 바뀐다는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엔솔 상장 여파로 당분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미래에셋증권(103만 원→98만 원), SK증권(110만 원→84만 원), 한국투자증권(106만 원→97만 원), BNK투자증권(130만 원→100만 원), 하이투자증권(100만 원→88만 원)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률 영위하던 신규사업이 별도 상장되는 만큼 LG화학에서 LG엔솔로의 수급 이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이즈 해소되기 전까지 센티멘털 부담은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회사 상장 후 약 1~2개월까진 보수적 접근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LG엔솔 관련 수급 이탈 문제는 단기적인 현상인 데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2차전지 ETF 등 수급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이슈로 주가 약세 가능성이 크나, 중장기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주가가 연동돼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양극재를 포함한 첨단소재의 소재 가치 상향이 기대된다”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첨단소재의 매출 비중은 본업 내에서 크게 확대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부터 첨단소재 사업의 투자 동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라면서 “앞으로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