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구속력 없다고 사형 선고하지 않는 게 말 되나"..탄원서 계속 넣을 것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9일 서울고법 형사6-3부(재판장 조은래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씨의 범죄는 이해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범행이고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없으며 살해과정이 무자비해 교화될 가능성이 작다"며 "사형으로 생명을 박탈하는 게 정당화될 수 있을 사정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1998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선고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형법에 따르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이상의 형을 살면 가석방할 수 있다"며 "가석방은 행정부의 소관이어서 법원의 의견이 얼마나 기속력을 가질지는 모르겠지만 김 씨에 대해서는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이번 무기징역 선고는 가석방이 없는 절대적 종신형으로 집행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공판이 끝나고 유가족은 "사형이 실질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선고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탄원서를 계속해서 넣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김 씨는 2020년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호감을 느끼고 접근한 A 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작년 3월 A 씨와 여동생, 모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우발적 살인' 주장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할 수 있는 정당한,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