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핫한 예능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이다. 싱글남녀들이 ‘지옥도’로 불리는 무인도에서 생활하다 커플이 되면 ‘천국도’로 불리는 최고급 호텔리조트 스위트룸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도 꼽힌다.
한국 예능으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기록 세웠다. 최고 순위는 5위(9일)였으며, 11일도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싱가포르·태국·대만·베트남 등 국가에서 시청 순위 1위를 유지 중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한 김재원 PD와 김나현 PD는 1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가 우리를 상대로 몰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인기가 얼떨떨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자칭 데이팅 프로그램 마니아라는 김재원 PD는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고, 기존의 데이팅 프로그램과 차별화 되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출연자마다 키워드를 정해 소개하고 나머지 부분은 최대한 솔직하게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데이팅 프로그램 만큼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건 없죠. 내가 좋아하는 분이 나를 거절하거나, 반대로 나를 받아줄 때의 마음은 감출 수 없잖아요. 사람의 감정과 반응을 현실감 있게 볼 수 있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이 그런 점에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김나현 PD는 프로그램의 매력으로 출연진들의 솔직함과 아날로그 감성을 꼽았다.
“자기 감정에 솔직한 친구들이 나오다 보니 그들이 보여주는 감정 변화가 빨랐어요. 또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들이다 보니 매력 또한 넘쳤죠. 무엇보다 데이팅 프로그램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우편함에 투표 쪽지를 넣는 등 아날로그적인 부분을 부각시켰어요. 부가적인 설정은 걷어내고 ‘순정’ 느낌으로 말이죠.(웃음) 자막도 최대한 배제하고, 출연진들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어요.”
무엇보다 화제가 됐던 건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이다. 뷰티 유튜버 프리지아, 유명 댄서 차현승 등 인지도 있는 인물들 섭외해 솔직한 감정 표현을 이끌어 냈다. 섭외 기준에 대해 김재원 PD는 “기존 데이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고 싶어서 섭외 과정에 공을 들였다”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운동’ 키워드를 넣어 찾았다. 또 지인들의 추천, 공개 지원을 받았고 길거리에 나가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출연자 중 송지아는 화려한 외모와 패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장 많은 남성 출연자로부터 선택을 받기도 했으며, 지금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등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올랐다.
“지아 씨는 지인 추천으로 섭외를 하게 됐어요. ‘핫함’이란 단어로 사람을 만들면 저 친구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패션과 뷰티에 관심도 많고, 자기의 내면도 녹아낼 줄 아는 여러가지 면에서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해요.”
비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그간 사건·사고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솔로지옥’은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철저한 출연자 검증 과정을 거쳤다.
“넷플릭스에서 출연자 검증 과정을 시스템화 해놓은 게 있었어요.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죠. 모든 출연자가 녹화 시작 전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을지 테스트를 했고, 통과한 분들만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마지막 8회에선 총 네 커플이 탄생했다. 송지아·김현중을 비롯해 던 김준식·안예원, 오진택·강소연, 문세훈·신지연이다. 김재원 PD는 “무인도에서 연애만 하다 보니 매칭률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문세훈 씨가 함께 천국도로 가고 싶은 사람으로 신지연 씨를 선택했을 때에요. 예상을 전혀 못해서 제작진들이 입을 틀어막을 정도였죠. 실제 교제 여부는 출연자들의 선택에 맡길 거예요. 촬영 시간이 이미 오래 지났고, 이들의 사생활이니까요.”
프로그램의 인기에 시즌2를 요청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후속 시즌 제작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두 PD 모두 “우리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김재원 PD는 “방송 설정이 ‘솔로지옥’일 뿐이지 커플만 행복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솔로여도 행복할 수 있고, 천국일 수 있어요. 우리 프로그램에서 비춘 연애 이야기는 세상의 수많은 스토리 중 한 두 개일 뿐이죠. 프로그램 제목을 보고 솔로는 지옥, 커플은 천국이라 생각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연애와 결혼에 대해 주관적인 생각이 많은 시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