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ㆍ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하며 회생 절차가 8부 능선을 넘어섰다. 다만, 채권단 동의와 운영 자금 조달이라는 까다로운 과제도 남아있다. 노동조합은 본계약 체결에 안도하면서도, 회생 계획안 인가까지 남은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체결과 함께 남은 계약금 150억 원을 냈다. 앞서 지난해 11월 2일 M&A 양해각서 체결 때 지급한 155억 원을 더하면 계약금은 인수대금의 10%다. 에디슨모터스는 앞으로 관계인 집회가 열리기 5영업일 전까지 남은 2743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쌍용차가 신주 6000만 주를 발행하고, 이를 에디슨모터스가 주당 5000원에 취득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쌍용차 구주가 감자 또는 소각되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지분 95%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컨소시엄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는 34∼49%의 신주를 취득하고, 나머지를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가 취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계약이 마무리됨에 따라 쌍용차는 3월 1일까지 채권자별 변제계획과 쌍용차 주식 감자비율 등이 담긴 회생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관계인 집회 채권자 및 주주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통해 회생 절차를 종결짓는 절차만 남았다”라며 “인수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생 계획안을 이른 시일 내에 작성해 회생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와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동의를 받아 회생 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으려면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회생채권자 3분의 2, 주주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쌍용차의 인수ㆍ합병 절차와 회생 채무 변제 절차는 마무리된다.
다만, 쌍용차의 총부채 규모는 3900억 원에 달하는 공익채권과 회생채권을 합해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대부분이 공익채권 변제에 투입되면 채권자들이 회생 계획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운영 자금 조달도 또 다른 변수다. 쌍용차 컨소시엄에서는 최근 FI로 참여한 키스톤PE가 탈퇴했고, 산업은행은 쌍용차 부지를 담보로 한 대출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남은 FI인 KCGI에서 추가 자금을 받아 인수 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인수 잔금은 자체 조달 등으로 이미 확보했다. 인수 후 운영자금 조달도 해외 투자 유치와 운영자금 대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 자금력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쌍용차 노동조합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상황을 마냥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라면서도 “본계약이 체결됐지만, 회생 계획안을 인가받는 절차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그간 언론을 통해 고용보장을 약속한 만큼, 조합원들은 이를 신뢰하려 한다”라며 “최종적으로 회생 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받으면 노사, 인수자 3자 간 협의회를 열어 고용안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