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 SK뷰'도 가격 낮춰 재도전
최저 입찰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
시장 관망세에 보류지 인기도 '뚝'
최근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자 보류지마저도 인기가 식고 있는 모양새다. 수차례 미입찰되거나 최저입찰가도 시세보다 수천만 원 이상 낮춰 나오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보류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 강동구 상일동 일대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는 보류지 3가구에 대해 10일부터 20일까지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한다. 벌써 4번째 진행하는 입찰이다. 해당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총 두 차례, 12월에 한 차례 등 세 번의 입찰을 진행했지만 내리 미입찰됐다.
이번 매각 입찰 진행 대상 가구는 전용면적별로 △59㎡A형 1가구 △59㎡B형 1가구 △122㎡형 1가구다. 면적별 최저입찰가는 현 시세보다 저렴하다.
전용 59㎡형은 12억6000만 원, 전용 122㎡형은 20억5000만 원이다. 해당 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해 10월 14억 원에 실거래된 바 있다. 이번 최저입찰가는 이보다 1억4000만 원가량 저렴하게 나온 셈이다. 전용 122㎡형도 현재 최고 호가는 28억 원에 달한다.
상일동 D공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매매시장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도 낮아지고 급매도 가끔 한두 건에 그친다”며 “이 때문에 보류지가 아무리 가격을 낮춰 나와도 시장에선 여전히 비싸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파트 매매시장은 관망세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2.8이다. 0~200 사이에서 정해지는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더 낮으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8일 100.9를 기점으로 △15일 99.6 △22일 98.6 △29일 98.0 △12월 6일 96.4 △13일 95.2 △20일 93.5 등 8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줄고 있다.
이에 가격을 수천만 원 낮춰서 재입찰에 나서는 보류지 단지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보류지도 가격을 낮추는 일이 드물었지만 거래 절벽이 이어지자 불가피하게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수색9구역 재개발)는 4일 2차 보류지 공개입찰을 진행했다. 지난달 14일 진행했던 1차 공개입찰분 7가구가 모두 미입찰되면서 그대로 다시 경매장에 나왔다. 최저입찰가도 전 가구에서 모두 줄었다.
전용 59㎡(2가구)형 최저입찰가는 12억2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1차 입찰 당시 12억7500만 원보다 5000만 원 줄었다. 전용 84㎡(5가구)형 역시 12억9500만 원으로, 1차 입찰 15억4500만 원보다 5000만 원 낮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 관망세와 함께 대선 등 여러 이슈를 앞두고 수요자들이 거래에 신중해졌다”며 “보류지도 가격 부분에서 큰 메리트가 없으면 주인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지분 누락이나 착오 발생 시 향후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경쟁입찰 방식으로, 조합이 제시한 최저입찰가 기준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한 입찰자가 낙찰받는다. 만 19세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