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정보 갱신 어떻게?"…방역패스 시행 첫날 대형마트·백화점 가보니

입력 2022-01-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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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대체로 익숙한 모습…일각에선 "장도 마음대로 못 봐" 성토
종사자에게는 방역패스 '미적용' 논란

▲서울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 사람들이 QR코드 인증을 위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서울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 사람들이 QR코드 인증을 위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백신 접종했는데 화면이 안 뜨네….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10일 오후 1시께 서울 강서구 한 대형마트. 60대 여성이 QR코드 인증 후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다른 사람처럼 "접종 완료자 입니다"라는 안내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는 옆에 있는 관리 직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직원이 접종 증명 정보를 갱신해주자 안심한 표정으로 마트에 입장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서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입장하려면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된 PCR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일주일 계도기간 이후 17일부터 이를 지키지 않은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 원, 2차 이상 위반 시 300만 원이 부과되고, 별도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점포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방역패스(접종 증명ㆍ음성 확인제)를 의무화하면서 크고작은 혼란이 발생했다. 특히, 고령층 가운데 일부는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이나 QR코드에 접종 증명 정보가 갱신되지 않아 직원에게 문의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일부 시민은 "정부가 장도 못 보게 만들었다"며 성토했다. 고령층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전에는 전화로 인증하는 '안심콜'로 입장했지만 이날부터 안심콜 대신 QR코드나 전자출입명부 앱을 보여줘야 한다는 불편함 탓이다. 이모(67) 씨는 "매번 QR코드 찾는 게 쉽지 않다"며 "방역패스 유효기간도 6개월이라는데 3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곧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대다수 시민은 대형마트 입장에 큰 불편이 없는 모습이었다. 서울 지역 백신 접종률이 1차 87.4%, 2차 85.2%에 달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년 간 지속되면서 QR코드 인증도 일상적인 행동 양식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최모(52) 씨는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안전지대는 아니다"며 "코로나19로부터 더 안전한 생활 환경을 만들려면 방역패스 확대는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형 유통 점포 대상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백화점. (뉴시스)
▲형 유통 점포 대상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백화점. (뉴시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QR코드를 지니기 어렵다는 맹점도 있다. 이 씨는 "폴더폰을 쓰거나 스마트폰 조작을 어려워 하는 노인이 태반"이라며 "정부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사치품은 몰라도 식자재를 마음대로 못 사게 된 것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시설 종사자에게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논란이다. 방역 당국은 종사자가 고용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일이라지만 매장 내 감염을 예방한다는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한 대형마트 종사자는 "일은 평소처럼 하는데 마트에서 물건 구매는 불가능하다는 교육을 받았다"며 "불특정 다수를 마주치는 건 변함이 없는데 물건 구매만 안 된다는 게 이치에 맞는 조처인가 싶다"며 의아하단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방역 당국은 방역패스가 영구적 조치보다는 유행 규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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