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고 있다. 1년이 채 안 돼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가운데 일부 임원들은 보유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198.35% 급등했다. 연초 17만 원대에서 맴돌던 이 회사 주가는 50만 원을 넘어섰다. 시총은 11조1241억 원으로 불어나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12조4642억 원)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상승 랠리는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2차전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은 것이 배경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SK이노베이션과 10조1102억 원 규모의 수주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임원들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받은 주식을 잇달아 처분,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병훈 대표이사는 최근 6개월간 2만2500주를 장내매도했다. 그가 매도한 주당 처분 단가는 18만2700원~44만3834원이다. 매각 추정가는 약 69억2300만 원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스톡옵션으로 받은 160만주를 상장 다음 달인 2019년 4월부터 주당 1만 원에 행사해왔다.
같은 기간 권우석 대표는 1만4600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28만4106원~46만463원으로 매각 추정가는 63억1600만 원가량이다. 권 대표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당 1만 원에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김 대표와 권 대표는 각각 2019년, 2020년부터 에코프로비엠 보유 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 나가고 있다.
최문호 사장은 6개월 동안 2만85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19만~53만9000원이었다. 매각 추정가는 약 114억9600만 원이다.
이 밖에 김홍관 전무(1만800주), 서준원 전무(9000주), 지대하 전무(1500주), 이수호 상무(1114주) 등이 보유한 회사 주식 일부를 매도했다.
일부 임원의 차익 실현은 지분가치 증가에 따른 단순한 행위로 보여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고점에 달했다는 일종의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통상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당연한 권리이자 개인의 선택 영역”이라면서 “다만 ‘이 정도 주가에는 팔더라도 손해 보지 않는다’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