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우분(牛糞, 소의 배설물)으로 고로(용광로) 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6일 고로에 투입하는 고형 연료로 우분을 재활용하는 ‘우분 고체연료의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성희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 협약에 따라 농식품부는 우분의 고체연료화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및 품질ㆍ이용 확대를 추진하고 농협중앙회는 우분 고체연료의 생산 및 공급을 맡는다. 또 현대제철은 제철소 내 이용 확대를 위한 기술 협력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농식품부ㆍ농협중앙회와 협업을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으로 사용하고, 조업 테스트를 거쳐 향후 고로 연료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1톤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톤(tCO2)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 원료 대체 등의 부수적 경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우분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2200만 톤 정도가 발생하지만, 대부분이 퇴비로 활용돼 연간 200만 톤(tCO2) 이상의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왔다.
현대제철은 우분을 제철소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 개발을 2012년부터 시작했다. 이어 2014년 특허를 출원하고 같은 해 실증 평가를 거쳐 용도 다변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우분의 수거ㆍ고체연료 제조에 대한 문제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상용화가 지연됐지만, 주무 부서인 농식품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9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농축산업 분야와 제철소가 생산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올바른 실천이자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모범적 사례”라며 “가축 분뇨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ㆍ온실가스 발생 저감에 기여하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및 농식품부의 미활용 가축 분뇨 감축에도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