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대응 지원을 본격화 한다. 7만 개 규모의 중기 10대 고탄소 업종에 대한 저탄소화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도록 내년에만 47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걸음마 수준인 그린분야 혁신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개사를 추가로 발굴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탄소중립 대응 지원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한 데 이어 지난달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절반(56%)은 자금과 기술 등의 문제로 탄소중립에 대한 계획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그린 경영이 중기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장 내년 한 해에만 예산 4744억 원을 투입해 2500개 중소기업의 탈(脫)탄소 준비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매년 10%씩 늘린다.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부문 전체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에 내년부터 약 6만7000개에 달하는 중기 10대 고탄소 업종에 대한 저탄소화 지원에 들어간다. 2년동안 기업별로 최대 20억 원을 투입하고, 업종 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저탄소 신기술 사례를 개발한 뒤 이를 해당 업종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 고탄소 업종 중소기업이 저탄소 경영전환에 나설 수 있게 2025년까지 탄소저감 가능성이 높은 4000개 제조 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패키지 지원에 나선다. 내년에만 500개 기업에 172억 원을 투입한다. 약 40억 원을 들여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도 보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전통업종 등에서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려는 유망기업을 선별해 사업전환 패키지를 지원하고 선도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린분야 생태계 조성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기업 100개사도 발굴한다. 작년과 올해 110여 곳을 발굴한 데 이어 내년에 100개사를 육성해 모두 200여개의 그린 스타트업을 육성할 전망이다. 오는 2025년까지 그린유니콘 1개, 예비유니콘 3개, 아기유니콘 10개 등을 발굴·육성하는 게 목표다.
특히 그린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그린뉴딜펀드를 조성한다. 작년과 올해 총 3200억 원 수준이었던 펀드 규모에 1000억 원을 더 추가한다.
저탄소 유망 중소기업 연구개발(R&D)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넷제로(Net-zero)기술혁신 등 별도 사업도 신설한다. 예산 70억 원 투입이 예상된다. 8044억 원 규모의 '중소벤처기업 저탄소 생태계 구축 기술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중기부는 지난 7일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그린뉴딜 분야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창업기업의 R&D 지원에는 2년간 최대 3억 원을 지원한다. 탄소중립 관련 규제자유특구를 2025년까지 총 20개 지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저탄소 제조 전환, 그린기술 사업화 등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넷제로 유망기업 자금 규모를 올해 200억 원에서 내년엔 6배 수준인 1200억 원으로 증액한다. 기술보증기금 등도 내년 1조 원 규모의 기후대응보증을 제공한다.
특히 탈탄소 정책 필요성에 대한 중기 전반의 인식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홍보 컨텐츠과 온라인 자가진단 시스템 등을 구축한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들이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탄소를 감축하고, 그린분야 유망기업 육성과 혁신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