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1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ㆍ코스닥협회와 함께 국내 경제단체 최초 통합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매뉴얼인 ‘ESG 스타트 매뉴얼’을 공동 발간해 전체 회원사에 배포했다.
앞서 경총, 상장협, 코스닥협회 등 3개 경제단체는 ESG 검증 요구를 가장 직접 받게 될 상장기업의 니즈를 최우선 고려해, 지난 6월 15일 ‘기업 ESG 정책 수립 및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ESG 스타트 매뉴얼 개발은 그 첫 번째 공동 수행과제로 ESG 경영을 시작하는 기업, 특히 매뉴얼 부재로 어려움을 토로해 온 중견ㆍ중소 협력사의 인식 확산과 이행 제고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3개 경제단체는 앞서 지난 1일 공개된 정부부처 합동 K-ESG 가이드라인과 이번 ESG 스타트 매뉴얼이 산업현장의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K-ESG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정부가 ESG 관련 정책 방향을 반영하면서도 기업의 혼선을 최소화하도록 기준을 제시한 만큼 시장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ESG 스타트 매뉴얼은 한발 더 나아간 현장용 매뉴얼로 기업들이 사업 관계 전반을 고려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1장에서는 ESG의 개념과 범위를 규정 및 ESG 경영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다음 제2장은 비전과 전략, 인프라 구축, 이해관계자 소통 등 ESG 경영 체계 구축 프로세스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3장에서는 ISO 26000,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국민연금 등 국내외 다양한 ESG 평가 지표와 공시 관련 법령 등을 바탕으로 실제 ESG 경영의 핵심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마지막 제4장에서는 평가 기관 및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점검 사항 등 실사 방안을 제시해 통합 매뉴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3개 경제단체는 산업별 후속 매뉴얼 개발이 이어지도록 지원하면서, ESG 경영에 대한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공동 건의해 나가기로 했다.
업종과 관계없이 보편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ESG 스타트 매뉴얼은 ESG 경영을 위해 갖춰야 할 핵심 정보 목록으로 최대 80종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업종별로 실제 요구되는 정보 목록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산업별로 자율적인 매뉴얼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일 화학산업의 경우 바스프를 비롯해 바이엘, 솔베이, 헨켈 등 선도 기업들이 ‘TfS(Together for Sustainability)’라는 기업주도 이니셔티브를 창설하고, 공동의 행동 강령과 리스크 평가 지표를 개발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와 감사를 진행한다. 협력사 입장에서도 업계의 일관성 있는 기준 마련에 호응이 크다.
이에 3개 경제단체는 향후 업종별 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산업에 특화된 후속 매뉴얼 개발이 이어지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또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 확대와 중견ㆍ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에 대해서도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공동 건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ESG 성과와 대출금리를 연계한 지속가능연계대출(SLL) 도입 확대와 탄소 저감기술 연구ㆍ개발 및 라이센싱에 대한 세제혜택 등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사업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진행되는 개별 대기업의 중견ㆍ중소 협력사에 대한 교육, 컨설팅 등 지원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