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스웨덴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최강 브랜드인 테슬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유럽의 전기차 판매 집계기관 ‘EU-EVs’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11월 스웨덴에서 6018대를 팔아 5666대를 판 테슬라를 누르고 판매 실적 2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기아가 12.7%, 테슬라가 11.9%였다. 1위는 9296대(점유율 19.6%)를 판 폭스바겐이다.
기아는 10월까지 테슬라에 120여 대 뒤진 3위였지만 지난달 776대를 판매하며 같은 달 299대 판매에 그친 테슬라를 제쳤다.
이번 성적은 기아의 첫 순수 전기차 ‘EV6’가 큰 인기를 끈 것이 주효했다.
EV6는 스웨덴 시장 진입 첫 달인 10월에는 고작 11대가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355대가 팔리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11월 스웨덴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 EV6는 니로EV(355대)에 이어 5위였고 1위인 폭스바겐 ID.4와의 격차도 230여 대에 불과했다.
스웨덴은 유럽에서 세 번째로 전기차 비중이 높은 국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유럽 대체연료 연구소'의 국가별 전기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차 비중은 노르웨이가 59.7%로 가장 높았으며 아이슬란드(27.9%), 스웨덴(15.9%)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스웨덴의 올해 3분기까지 전기차 시장 규모는 3만6000대로, 올해 연간 누적 5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전기차 시장 규모를 보면 △독일(22만9000대) △영국(12만1000대) △프랑스(10만7000대) 등의 순으로 크다.
하지만 이들 나라는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전기차 비중도 10% 안팎에 그치고 있어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른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우선 공략 시장으로 꼽힌다.
네덜란드의 경우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3분기까지 3만 대에 육박한 상황으로, 기아는 이곳에서 이미 지난 7월부터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올해 11월까지 기아의 누적 판매량은 6046대(점유율 12.7%)로 2위 스코다(5080대ㆍ10.7%), 3위 폭스바겐(4029대ㆍ8.5%)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테슬라는 2277대로 점유율이 4.8%다.
기아는 EV6뿐 아니라 내년 3분기께 유럽에 출시할 예정인 신형 니로EV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꾸준히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 니로EV는 이달 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기아 관계자는 “네덜란드 전기차 시장 1위 달성뿐 아니라 유럽 내에서 전동화 전환의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스웨덴에서 테슬라를 넘어선 것은 고무적 결과”라며 “내년 EV6와 신형 니로EV를 중심으로 독일, 영국, 노르웨이 등 더 큰 시장에서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