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에서 세부적인 방역패스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어떠한 조치도 못 했습니다. 교회나 키즈카페는 제외되는데 코로나 전파사례가 없는 스터디카페는 왜 방역패스 대상입니까.”
6일부터 정부의 특별방역대책 발표로 식당ㆍ카페를 비롯해 학원ㆍPC방ㆍ스터디카페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백신패스)가 확대 적용된 가운데, 서울 강서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점장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무인시스템으로 전환해 운영해온 일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이 스터디카페는 정부로부터 명확한 방역패스 지침을 받지 못했다. 24시간 직원 없이 키오스크가 모든 걸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방역패스 관리가 까다로워 보였다. 김 점장은 “직원이 상주해 일일이 방역패스를 점검하는 건 힘들다”며 “현재는 계도기간이니 일단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이번 방역대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에 따르면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은 식당이나 카페처럼 1인 입장에 대한 예외 없이 모든 백신 미접종자가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최부금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대표는 “스터디카페에선 1인 입장과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고객들이 혼자 공부만 하는 곳”이라며 “교회나 학교는 백신패스 규제를 받지 않는데 확진 이슈가 없는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이 왜 위험한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방역패스 적용이 어려운 업종과 같이 백신패스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C방 사정도 비슷했다. 대게 직원 한 명만 상주하는 PC방에서도 일일이 코로나 접종 확인을 하기 어려웠다. 계도기간이라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진효(35) 사장은 “12월부터 매출이 올라가나 싶었는데 방역패스를 도입하니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게 많고 매출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주까지 계도기간이니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는데 다음 주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방역패스 대책은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 입구엔 손님들이 줄지어 방역패스 확인을 기다렸다. 중년의 사장 혼자서 백신 접종을 확인하고 있어서다. 식당 내부는 한산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강 모(50) 사장은 12월 연말 회식 일정이 잡혔는데 절반가량이 취소됐다고 했다.
강 사장은 “주말 사이에 예약 취소된 건수만 20건이 넘는다”며 “그동안 조금이나마 매출 회복이 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백신패스도 일일이 확인하느라 손님도 제대로 못 받고 귀찮아진 것이 한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와 만난 자영업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자영업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역대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계속되는 고강도 방역 조치에 불복해 단체시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견문을 통해 “위중증 환자의 병상확보를 하지 못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만 희생을 시키고 있다”며 “모든 단체와 연대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특별방역대책에 항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방역패스 등 지침 위반 시 과태료 등 벌칙부과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1주간 계도기간을 갖고 13일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