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길어진 미국 쇼핑축제 블프, 공급망 혼란이 최대 변수

입력 2021-11-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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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본행사 앞서 기업들 이미 할인
전미소매협회, 연말 쇼핑시즌 판매액 10% 증가 전망
인력난·재고 부족에 고객 불만
작년 행사보다 할인율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 등 미국 최대 쇼핑축제가 26일(현지시간) 그 막을 열지만, 기업들은 벌써 할인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른 행사 시작으로 사실상 예년보다 긴 쇼핑 시즌을 맞았지만, 공급망 혼란에 따른 상품 확보가 올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CBS방송에 따르면 아마존과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등 주요 소매기업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 이미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매주 할인 상품을 소개하는 등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억눌린 소비와 휴가철 여행 대신 쇼핑을 선택한 사람들에 의해 소매판매가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11~12월 두 달 간의 연말 쇼핑시즌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최대 10.5% 증가한 8590억 달러(약 1022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기간 매장 쇼핑을 할 것이라는 응답률이 전체 64%를 차지해 지난해 51%에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업 컨설턴트인 닐 손더스는 “소비자들은 상점에 들어가 구매하길 원하고 있고, 온라인 쇼핑 또한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제품 부족 문제가 쇼핑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 손더스는 “할인은 이미 시작했지만, 제품 재고가 바닥을 치고 있고 수요는 늘고 있다”며 “소비자는 구매를 위해 더 열심히 검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이후에도 크리스마스까지 쇼핑 시즌이 계속되는 만큼 기업들은 재고 확보에 분주하다. 가구·주방용품 브랜드 윌리엄소노마의 로라 앨버트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부족으로 이월된 주문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고객들에게 문제를 미리 경고하기 위해 전화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갭과 빅토리아시크릿 등은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재고 부족이 연말연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판매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장에선 인력난과 재고 부족 이중고로 고객과 매장 직원 사이에서 마찰도 커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장 직원들이 비싸진 가격과 상품 부족으로 화를 내는 고객이 있는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며 “8월 소매 부문 근로자는 75만 명이 일을 그만뒀고, 9월에도 68만5000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적용되는 할인율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소비자단체 ‘위치’는 아마존과 존루이스 등 6개 회사의 201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184개 품목이 지난해 행사에서 비슷하거나 더 싸게 팔렸다고 분석혔다. 위치가 지적한 품목에는 세탁기와 오디오, TV 등 행사 기간 인기 품목도 다수 포함됐다.

캐서린 하트 영국 거래표준협회(CTSI) 회장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할인 행사는 매년 더 커지고 할인 상품도 많아지는 것 같지만, 우리 모두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며 “종종 판매자는 특가 상품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행사 기간 전 가격을 인상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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