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노린다”…안전진단 늦추는 서울 재건축

입력 2021-11-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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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주공9단지 정밀안전진단 탈락 여파에
명일동 우성·한양 재건축 단지 ‘눈치 보기’
“민간정비사업 활성화 위해 규제 완화해야”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안전진단을 보류하는 노후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전경. (출처=네이버부동산)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안전진단을 보류하는 노후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전경. (출처=네이버부동산)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안전진단을 보류하는 노후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재건축 단지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이전에는 안전진단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로 사업 일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명일동 ‘우성’은 애초 연내 추진하려던 2차 정밀 안전진단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1986년에 준공된 이 단지는 강동구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빠른 단지였으나 안전진단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인근 ‘한양’ 역시 안전진단 신청을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명일동의 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앞서 고덕주공9단지가 2차 적정성 평가에서 미끄러지면서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내년 대선 이후 안전진단을 추진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앞서 강동구에서는 ‘고덕주공9단지’가 1차 정밀 안전진단 결과 51.29점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았으나 올해 6월 국토안전관리원이 진행한 2차 적정성 평가에서 10점 오른 62.7점을 받아 최종 유지보수(C등급)로 결정됐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는데, D등급(조건부 재건축) 또는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1차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면 공공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의 적정성 검토를 거친다. 여기서 D등급이나 E등급이 나와야 재건축할 수 있다.

안전진단 문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2018년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중 구조 안전성 부분의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했다. 이어 지난해 6·17 대책에서 2차 안전진단 현장조사를 의무화하면서 절차가 강화됐다.

이처럼 안전진단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정밀검사에서 좌절하는 사업지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양천구 목동 목동9·11단지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등이 적정성 검토 단계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특히 연식 37년 차로 노원구에서 가장 낡은 아파트로 꼽히는 ‘태릉 우성’이 고배를 마시면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기대를 모았던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자 안전진단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조합 설립, 시공사 선정 등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없다”며 “민간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2차 안전진단 같은 추진절차를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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