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스라는 게임을 직접 만든 개발자이자 창업자입니다. 넥슨,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창업해 오로지 게임 개발 외길로 30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일어서려고 합니다.”
추억의 국민 게임 ‘포트리스’ 개발자가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 사이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1일 스타트업이 VC(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마련된 행사인 ‘콘텐츠 피칭플랫폼 KNock’ 데모데이에 포트리스 IP 보유 및 모바일 게임 ‘포트리스M’ 개발 회사인 씨씨알컨텐츠트리(CCR)가 참여했다. 이날 심사위원인 VC들에 가장 주목을 받아 대상을 받은 기업은 CCR이었다.
이 오래된 게임사가 데모데이에 나온 이유는 분명했다. 투자 유치를 통해 다시 과거의 전성기로 돌아가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윤석호 CCR 대표이사는 “포트리스M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밑바닥부터 시작해 작년 13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이제 직접 서비스와 내년 여름부터 시작하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300%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힘있게 말했다.
30년간 게임개발만 한 CCR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CCR은 1995년 공대 출신 개발자들이 만든 벤처기업으로 1999년 ‘포트리스2’가 대성공을 거두며 단숨에 온라인 게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PC 버전만 몰두한 CCR은 모바일게임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또한, 수백억 원을 들여 신규 게임을 개발했지만, 포트리스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2002년 185억 원을 기록한 CCR의 매출은 2014년 18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포트리스의 모바일 버전인 포트리스M이 출시되자 매출은 ‘V자 반등’을 그리며 회복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62%를 유지하며 작년 매출은 2003년 매출을 웃도는 135억 원을 기록했다. 8년간 포트리스 모바일게임을 개발한 결과였다.
윤 대표이사는 “40분간의 긴 플레이 시간을 3분으로 압축하고, 키보드 없이 정밀 조작할 수 있는 원터치 기술을 특허 등록해 게임에 도입했다”며 “8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재미와 긴장감을 더욱 높게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CCR은 게임 퍼블리셔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앞으로 독자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게임 퍼블리셔는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을 판매하고 유통하는 기업이다. CCR은 지난달 게임 퍼블리셔 팡스카이와 계약을 종료하고 이달 19일부터 자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 2024년에는 IPO(기업공개) 추진을 목표하고 있다.
CCR 관계자는 “게임만 개발하는 개발사이기에 이용자들과의 관계 깊은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에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었다”며 “이를 모두 해소하고 오직 여러분들을 위한 전혀 새로운 포트리스M의 재탄생을 준비하고자 서비스 이관을 결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