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작품’ GE, 항공·헬스·에너지 3사 분할 결정

입력 2021-11-10 14:16 수정 2021-11-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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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헬스케어, 2024년 에너지 분리 예정
항공만 그대로 GE 사명 달고 운영
“분할 통한 효율적 자본 분배·전략적 유연성 기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모니터에 제너럴일렉트릭(GE) 로고가 보인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모니터에 제너럴일렉트릭(GE) 로고가 보인다. 뉴욕/AP뉴시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00년대 후반 공동 설립한 것으로 유명한 100년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회사 전체를 항공과 헬스, 에너지 사업을 각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도시바에 이어 GE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글로벌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E는 2023년 초까지 헬스케어 부문을, 2024년 초까지 재생에너지와 전력, 디지털 사업 등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을 분리하기로 했다.

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는 GE의 부채를 줄이고 운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충분히 진행됨에 따라 봄부터 분할 계획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분할이 사업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3곳을 설립함으로써 경영 집중도와 자본 분배, 전략적 유연성 등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분할 작업을 마치면 항공 사업만 GE라는 사명을 유지할 계획이다. 더불어 매각 후에도 헬스케어 지분 19.9%를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컬프 CEO는 2018년 GE에 영입돼 4년째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외부인이 CEO 자리에 앉은 것은 GE 역사상 처음이다. 당시는 GE가 막대한 부채와 사업 부진 문제를 안고 있었고, 뉴욕증시 벤치마크 다우지수에서도 퇴출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1896년 다우지수 원년 멤버였던 GE가 122년 만에 퇴출당한 것은 시장에 의미하는 바가 컸다. S&P지수위원회의 데이비드 블리처 의장은 “GE와 같은 기업은 더는 미국 경제에서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GE의 극적인 몰락 속에 외부인사인 컬프가 과감하게 칼을 댄 셈이다.

제프 이멜트 전 GE CEO는 “GE는 100년 넘게 위대한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GE 임직원 모두의 건승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컬프 CEO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본사 직원 수를 줄이는 등 인력 감축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에디슨을 상징하는 전구 사업을 129년 만에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는 3월 항공사 리스 사업을 라이벌 업체 에어캡에 처분했다. 회사도 그의 공로를 인정해 CEO 계약 기간을 2024년 8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현재 GE의 실적과 주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CNN방송은 “2001년 회사 분위기가 절정이었을 당시 시가총액은 5000억 달러(약 591조 원)를 넘겨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꼽혔지만, 현재 가치는 그때의 23% 수준인 119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매출 역시 2008년 18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796억 달러로 절반 넘게 줄었다.

한편 회사는 이번 분할 작업으로 발생할 일회성 비용을 20억 달러로 책정했다. 컬프 CEO는 항공 사업만으로 새 출발할 GE CEO와 함께 헬스케어 부문 비상임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WSJ는 “GE는 산업별 전문지식을 갖춘 별도의 이사회를 통해 개별 운영에 더 초점을 맞추고 고객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며 “분할이 마무리되면 GE는 제트 엔진을 만들고 항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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