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 당국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량 안전 문제에 대해 제보한 내부고발자에 2400만 달러(약 282억 원)가 넘는 포상을 지급한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토안전국(NHTSA)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법인에 대한 정보 제공과 관련한 내부고발자에 24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NHTSA가 내부 고발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포상금 규모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 내부고발 관련 포상금으로는 사상 최고 금액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NHTSA는 이번 내부고발자는 이 법령에 따라 과징금 8100만 달러 중 지급 가능한 최대 비율인 30%를 적용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계 법령상 100만 달러 이상의 과징금으로 귀결되는 중요 정보를 제공한 내부고발자에게 과징금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현대차 엔지니어 출신인 김광호 전 부장은 2016년 현대·기아차의 세타2 GDi(직접분사) 엔진의 설계 결함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NHTSA에 보고했다. 이후 NHTSA는 이 정보를 토대로 현대·기아차의 세타2 GDi(직접분사) 엔진에 대한 리콜 적정성 조사를 진행했으며 양사가 세타 2를 장착한 160만대의 차량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리콜을 했고, 엔진의 결함에 대해서도 NHTSA에 중요한 정보를 부정확하게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NHTSA는 작년 11월 과징금 8100만 달러를 부과하고, 현대차·기아가 안전 성능 측정 강화와 품질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등을 위해 모두 56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양사와 합의했다. 합의를 충족하지 못하면 미 당국이 현대·기아차에 7300만 달러를 추가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NHTSA는 성명에서 "내부고발자는 우리 기관이 보지 못하는 심각한 안전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은 성명을 내고 "결함 있는 차들의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감수한 위험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받아 기쁘다"며 "미국의 법체계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는 점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