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에 여성 인권 보호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는 모습. 카불/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여성 운동가가 온몸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 활동가가 피살된 것은 탈레반의 재집권 뒤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아프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여성 활동가 프로잔 사피(29)의 시신이 확인됐다. 탈레반 대원들이 이 지역 주택에서 남성과 여성 각 두 명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사피의 시신을 영안실에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얼굴은 물론 머리, 심장, 가슴, 다리 등 온 몸에 총상을 입었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해당 여성은 20대 여성 운동가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뒤 거리 시위 등에 참여하며 아프간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 탈레반이 자신의 활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 중이라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간단한 짐만 챙겨 집을 떠났다고 가족은 말했다. 그는 독일 망명을 준비 중이었다.
탈레반은 지난 8월 재집권 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방송국에서는 여성 앵커와 기자들이 쫓겨났고, 지자체 공무원은 전원 남성으로 교체됐다.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한 여성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