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남 스크랜턴여성리더십센터 이사장은 3일 2021 대한민국 여성금융인 국제컨퍼런스에서 젠더와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기업 문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컨퍼런스는 이투데이와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오 이사장은 SC제일은행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오 이사장은 “8월 기준 SC제일은행은 사외이사의 절반, 임원의 23%, 지점장의 30%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라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배구조 대상에 SC제일은행을 선정한 이유로 ‘이사회의 활발한 토론 문화’와 ‘이사회와 경영진의 다양성’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이 성 다양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기업가치 ▲비재무리스크 관리 ▲ESG 투자를 꼽았다. 오 이사장은 “2018년 맥킨지는 성별 다양성 지표에서 상위 25%에 해당하는 회사가 하위 25%에 해당하는 회사보다 영업이익이 평균적으로 21%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라며 “여성의 수가 현격히 적은 기업의 경우 여성 이직률이 훨씬 높고,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회사에서는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기업가치 하락에까지 이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SG 투자 유치를 위해 여성 이사 수의 증원이 필수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투자한 회사에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30% 이상이 되도록 요구하고 있다. 2019년 기준 OECD 평균 여성 이사 비율은 26%에 이르고, 북유럽 국가의 경우는 40%가 넘는다.
오 이사장은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사회적 책임 투자펀드를 통해 여성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성희롱 예방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젠더 감수성을 지향하는 기업들에만 투자하는 추세”라며 “한편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논의하다 보면 여성이 이사로 참여하기는 아직 검증된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여성 임원으로 취임할 자격을 갖춘 후보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어쩌면 사회가 여성의 리더십 개발에 소홀했다는 반증”이라며 “더 늦기 전에 유능한 여성 인력의 발굴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1975년 공직에 입문, 30년 넘게 경제 관료로 일한 베테랑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대통령 경제비서관으로, IMF에서는 대리이사와 상임이사로 근무했다. 공직을 EJsks 2006년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지냈고, 2015년 9월부터는 스탠다드차티드은행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