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재테크]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초과됐다고 연락이 온다면?

▲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으로 주식형 펀드 또는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운용사들의 운용자산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한도 때문에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번씩은 맞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품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30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이나 IRP 등 퇴직연금계좌는 일부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의 보유 비중을 70%로 제한하는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두는데 과거 투자한 주식형 펀드나 ETF 등 위험자산 수익이 늘어 그 평가액이 70%를 넘게 되는 경우, 퇴직연금이 가입된 금융기관에서 메일, 문자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한도 초과 사실을 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동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퇴직연금은 노후생활에 사용되도록 제도적으로 규정한 자산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안정적으로 운용되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은 안내를 받았을 때는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위험자산 비중이 한도를 넘는 경우는 대부분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의 평가액이 높아져서 발생하지만, 비위험자산의 평가액이 낮아져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채권형 펀드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험자산 투자한도 초과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여러 종류의 위험자산에 분산투자한 경우 어떤 상품이 특히 많이 변동한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면서 “그다음 본인의 판단 또는 상황에 따라 위험자산 매도, 비위험자산 매입 등의 과정을 거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위험자산 투자한도 초과 안내는 리밸런싱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알람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위험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위험자산 비중이 70%를 넘긴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대신 위험자산 비중을 70% 아래로 줄이기 전까진 위험자산을 추가 매입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투자자 중에는 퇴직연금계좌에 정기입금되는 금액을 알아서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자동매수 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할 때도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펀드는 자동매수 비중을 최대 70%까지 설정이 가능한데 이 서비스의 특징은 현재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초과한 상태더라도 펀드 자동매수는 기존에 설정한 비율대로 진행된다.

만약 위험자산을 일부 매도하고 비위험자산을 매수해서 위험자산 비중을 70% 이하로 낮추려는 사람은 위험자산 투자한도 제한을 받지 않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대표적인 상품은 원리금보장상품이다. 은행·상호저축은행·우체국 등의 예적금, 보험사의 이율보증형 보험, 증권사의 원리금 보장 ELB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외에도 채권형 및 채권혼합형 펀드 또는 ETF 중에서도 주식의 투자한도가 자산총액의 40% 이내이고 투자부적격등급 채권의 투자한도가 30% 이내인 상품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채권 ETF 중 미국채10년선물ETF와 같이 선물 등 파생상품을 통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은 투자할 수 없다.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40%를 초과한 ETF는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TDF(Target Date Fund) 중에서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적격 TDF도 위험자산 투자한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TDF는 특정 투자목표시점(타깃 데이트)을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으로 삼고 국내외 주식과 채권의 편입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투자자의 연령이 낮을 때는 주식 비중이 높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식 비중은 점차 줄고 채권 비중이 늘어난다.

이 연구원은 “위험자산 투자한도 제한에서 벗어나고 싶은 투자자는 적격 TDF에 100%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적격 TDF는 TDF 내 주식 비중이 70%를 초과하더라도 위험자산 투자한도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예상 은퇴시점 또는 투자성향에 따라 TDF를 선택하고, 해당 상품에 100% 투자하면 추가적으로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적용받지 않고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위험자산 비중을 70% 이상 유지하고 싶은 투자자의 경우는 채권혼합형 펀드나 적격 TDF를 활용하면 된다. 채권혼합형 펀드와 적격 TDF는 비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주식에도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주식 비중이 70~80% 수준인 TDF2050에 위험자산 투자한도 외 30% 비중을 투자하면 단순 계산으로 전체 위험자산 비중을 90% 수준까지 늘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원금 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운용계획에 따라 신중히 고민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