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최적화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스라엘에 있는 AI 스타트업 데시(Deci)는 20일(현지 시간) 2100만 달러(약 247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모집했다고 밝혔다.
데시가 밝힌 투자자 목록에 삼성전자 산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가 포함됐다. 삼성넥스트 이외에도 스퀘어 페그, 이머징, 지브벤처스 등의 글로벌 VC가 이번 기금 모집에 함께 참여했다.
데시는 AI에 최적화되지 않은 기기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최적화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판매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같은 조건 하드웨어 하에서도 데시의 최적화 모델을 적용하면 이전보다 5~10배 정도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AI 기술을 더욱 쉽고 빠르게 실제 운영 방식에 도입할 수 있다. 정확성과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면, 신제품 개발이나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데시는 2019년 설립 이후 2년 만에 자율주행, 제조, 통신 및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했다. 대표적으로 인텔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인텔 프로세서 내 레스넷-50(ResNet-50) 신경망의 추론 속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제품 내 머신러닝 기술 최적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데시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요나단 게이프만(Yonatan Geifman)은 “신생 기업부터 포천지 500대 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대규모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AI 분야는 다른 산업 분야와는 달리 아직 선두주자가 없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개발 자체가 쉽지는 않지만, 빠른 투자를 통해 성과를 내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은 미래 기술을 전담하는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리서치 중심으로 AI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3년 내 예고한 대형 인수·합병(M&A) 산업군 후보 중에도 AI가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출범한 삼성리서치 산하에 AI 총괄센터를 설립하며 AI 연구 신호탄을 쏜 이후, 현재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7개 AI 연구센터를 열었다.
내달 1~2일엔 최신 AI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삼성 AI 포럼’도 열린다. 첫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의 개회사,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의 기조 강연을 비롯해 저명한 AI 석학과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