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그간 노고에 감사…후임엔 톰 웨스트 대사”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특사직에 임명된 할릴자드 특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사직서에서 “나는 지금이 적절한 때라고 결정했다. 우리의 아프간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자 드물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살아남은 전 정권의 지명자인 할릴자드 특사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을 추구하기 위해 공화당 정권의 베테랑이었던 그를 임명했다. 이후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을 담당했으며, 2021년 5월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는 도하 협약 역시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요구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 등으로 인해 광범위한 비판이 나왔던 데다가, 미국의 아프간 철수 완료가 두 달이 채 안 됐다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문책성 인사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의 후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었을 때부터 중동 정책을 맡아 왔던 톰 웨스트 대사가 임명됐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가 물러난다. 그동안 그가 미국인들을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톰 웨스트가 그의 뒤를 이어 아프간 특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