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인구 비율이 20년간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고학력 계층에서 미혼인구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남성은 전 계층에서 미혼인구가 늘었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인구·가구 기본항목)’에서 지난해 미혼인구 비율이 31.1%로 5년 전(31.3%)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고 밝혔다. 저출산 장기화에 따른 15~19세 미혼인구 급감으로 통계의 모수가 줄면서 미혼율이 소폭 내렸다.
연령대별로 30대에선 미혼율이 42.5%로 5년 전보다 6.2%P 급등했다. 2000년(13.4%)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성별로 남성 미혼율(50.8%)이 여성(33.6%)보다 17.2%P 높았다.
30세 이상 인구의 미혼율도 지난해 14.7%로 5년 전보다 1.5%P 올랐다. 남성의 상승률(2.1%P)이 여성(1.0%P)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교육정도별로 여성은 교육수준이 오를수록 미혼율도 상승했지만, 남성은 전문대 졸업(27.3%)에서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원 졸업을 제외한 모든 교육수준에서 남성의 미혼율이 여성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미혼율 등락을 보면 성별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남성은 전문대 졸업(3.0%P)을 비롯해 중학교 졸업 이상 모든 교육수준에서 5년 전보다 미혼율이 올랐다. 반면, 여성은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원 졸업에서 미혼율이 내렸다. 대학교(4년제) 졸업에서도 1.1%P 오르는 데 그쳤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의 미혼 추세가 더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그게 얼마 정도 되는지 측정하기는 굉장히 곤란하고, 그게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혼율 상승의 배경 중 하나는 대학 진학률 상승에 따른 늦은 독립이다.
30세 이상 인구 중 전문대 이상 졸업인구 비중은 2010년 32.4%에서 2015년 38.0%, 지난해 43.1%로 10년간 10.7%P 올랐다. 이로 인해 20대에서 부모 도움을 생활비 원천으로 삼는 비율은 38.9%에 달했다. 20대 5명 중 2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20세 이상 인구의 생활비 원천은 본인의 일·직업(42.9%), 배우자의 일·직업(10.1%), 부모의 도움(7.5%)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