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설비 투자 유치와 추가 백신 지원 요청을 비롯해 백신 지원에도 나서는 등 백신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1일 문 대통령은 뉴욕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을 접견하고, 내년 백신 추가 확보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정부는 2022년 사용할 백신 30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화이자와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기존 3000만 회분 외에 추가 백신 공급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며 "부스터샷과 접종 연령 확대로 최대한 계약 물량을 조기에 공급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불라 회장은 "내년에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협약을 빨리 체결하면 조기 공급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4가지 백신을 위탁생산중인데 현재까지 한건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고, 이에 불라 회장은 "코로나 이외의 백신과 다른 치료제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 강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백신 설비 투자에 대한 약속도 이뤄졌다. 이날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백신협약 체결식에서는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인 싸이티바(Cytiva)가 내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에 5250만 달러의 투자를 투자해 고부가 세포배양액 등 생산시설 설립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신고서를 제출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한 첫 번째 사례로 백신 원부자재 공급망 구축뿐만 아니라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날 한미 양국 백신기업간, 연구기관간에는 면역 증강제 공급과 백신 후보물질 도입, 백신 공동개발, 백신 위탁생산 등 총 8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문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한 뒤 4개월 만에 달성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영국과는 백신 교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빠르면 25일부터 영국에서 mRNA 100만 회 분이 순차적으로 도입해 2차 접종 간격 단축에 활용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 우리나라가 남는 백신을 우선 활용하고 영국이 필요할 때 갚는 방식의 교환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에서는 다음 달 중 베트남에 100만 회분 이상의 백신 지원을 약속했다. 한국이 백신을 해외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