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가 토종 앱 마켓을 외면해 콘텐츠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수료가 비싼 해외 앱 마켓 편중으로 연간 1조 원 규모의 막대한 수수료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게임사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앱 마켓 출시는 필수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등 앱 마켓의 게임 콘텐츠 입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3N)이 출시한 모바일게임 53종은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에는 모두 입점해 있는 반면, 국내 앱 마켓 입점은 7종에 불과했다.
게임사별로 엔씨소프트는 11개의 모바일게임 중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에 각각 1개씩 출시했다. 넷마블은 27개 모바일게임 중 원스토어에만 2개를 출시한 반면, 갤럭시스토어에는 전혀 출시하지 않았다. 넥슨은 15개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해 원스토어 3개, 갤럭시스토어 1개씩 입점했다.
특히 3N이 국내 앱 마켓에 출시한 게임 7종 중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30위권 안에 든 게임은 리니지M, 바람의나라:연, 피파모바일4M 등 3종에 불과하다. 각사의 최신작은 국내 앱 마켓에서 찾아볼 수 없다.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3N이 해외 앱 마켓 이용 수수료로 지급한 금액은 약 3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김영식 의원은 “모바일게임은 대표적인 앱 마켓 콘텐츠임에도 3N 게임 대부분이 K-앱 마켓에 입점하지 않아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앱 마켓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앱 마켓 시장이 10년 이상 구글과 애플에 종속된 데는 3N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게임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출시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구글과 애플의 경우 해외 국가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는 반면 국내 앱스토어는 국내 다운로드만 한정돼 있다.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기 위한 홍보 효과가 커 높은 수수료에도 해외 앱 마켓 출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의 높은 점유율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모바일콘텐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과 애플의 국내 앱 마켓 시장점유율은 88%에 달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점유율 지표상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외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큰 손해를 불러온다”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고 광고 효과까지 커 해외 앱 마켓으로 집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