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이 될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후보들의 투자 여력을 증명해 내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통보한다.
앞서 기대를 모았던 SM그룹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쌍용차 본입찰에 나선 곳은 모두 3곳이다.
이 가운데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이 5000억 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000억 원대 후반, 인디 EV가 1000억 원 초반의 금액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여러 회사가 몰려 흥행에 성공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자금 조달 능력을 갖췄는지로 여전히 의문이다.
쌍용차 측은 현재 제출된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간사 역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증빙에 중점을 두고 투자 확약서와 은행 지급보증서 등을 꼼꼼하게 살피는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000억 원대 금액을 적어낸 인디 EV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한다.
먼저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이엘비엔티는 전기차ㆍ배터리 제조사다. 유력 투자자였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본입찰 과정에서 유럽 투자사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배터리 회사를 보유하는 등 전기차 기술과 배터리 제조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인수 자금 이외에 '쌍용차의 수출 경쟁력 확대' 의지도 내세웠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카디널 원 모터스는 미국과 캐나다에 135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부터 북미 시장에 쌍용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ㆍ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던졌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1톤 전기 트럭과 대형 전기버스를 판매하는 등 인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 상용차를 양산 중이다.
쌍용차 측은 인수 희망가격 이외에도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의지와 능력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10월 초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이후 약 2주간의 정밀실사를 통해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친다. 11월 중에는 투자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유력 인수 후보 2곳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작은 회사 여럿이 모여 큰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 원이다. 이와 달리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 원, 영업이익은 27억 원 수준이다. 직원 수도 180명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인수자금을 써낸 이엘비엔티 역시 자본금 30억 원에 작년 매출이 1억 원에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