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가 15일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적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했다”며 여야 동료 의원들을 향해 사직안 가결을 요청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는 재직 209표 중 찬성 151표로 이 전 대표 사직안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민주당 의석수는 170석에서 169석으로 줄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의 사직의 건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꽤 오랜 고민이 있었다. 결론은 저를 던지자는 것이었다”며 “결심을 의원 여러분이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은 제게 임기 4년의 국회의원 맡겨주셨지만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게 됐다. 사죄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보좌진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저의 의정활동의 여러분께는 삶의 중요한 일부였다”며 “저는 여러분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여러분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 평생을 두고 갚겠다”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 전 대표는 “21년 전 저는 선서도 하지 못한 채 의원활동을 시작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실현한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사전 설명하기 위해 선배 의원들과 미국·일본을 방문하던 중에 16대 국회가 출발했다”며 “그로부터 21년, 부족한 저에게 우정을 베풀어주신 선배 동료 의원 모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로 일하며 이곳 의사당에서 여야 의원 여러분의 질문과 꾸지람에 답변드리는 역할을 맡았다”며 “2017년부터 2년 7개월 13일간의 영광스러운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의원 여러분께서 때로 불편했을 저의 답변을 참아주신 것에 깊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저는 1971년 대통령선거 첫 도전한 김대중 후보의 연설장을 쫓아다니며 남루한 청춘을 보냈다”며 “그때 막연하게 꿈꿨던 정치 또는 정치인을 제가 얼마나 구현했는지 자신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 의사당이 국민의 마음에 미움보다 사랑을, 절망보다 희망을 심어드리기를 바랐다”며 “저의 소망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의사당이 통합과 포용이 아니라 분열과 배제의 언어로 채워지는 것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표는 “그럼에도 저는 의회민주주의를 향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며 “의사당이 미움을 겪다가도 사랑을 확인하고, 절망을 넘어 희망을 찾아가는 전당이라고 믿는다. 그 일을 의원님들에 부탁드리며 저는 떠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