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레미콘, 가구 업종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종은 공급원가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업계에선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원재료 급등 피해를 보고 있는 9개 업종을 대상으로 벌인 ‘업종별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 관련 위탁기업(원사업자)과 거래 관계에 있는 승강기, 레미콘, 가구 업종은 공급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82.6%, 59.9%, 50.0%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경영 애로를 가장 크게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중소기업협동조합 회원사 647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대상 업종은 종이, 가구, 플라스틱, 기계장비, 전기전자, 철강, 비철금속, 레미콘, 승강기 등이다.
대상 중소기업의 96.9%는 2020년 말 대비 올해 공급원가가 ‘상승’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26.4%이었다.
공급원가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조합원사의 45.8%는 납품대금에 비용 상승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답했다. ‘일부 반영’은 47.9%, ‘전부 반영’한 기업은 6.2%에 그쳤다.
‘일부 반영’한 경우 공급원가 상승분 대비 납품대금 반영 수준은 평균 31.4%로 집계됐다. 납품대금에 비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주된 이유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단가 인상 요청 어려움’(54.7%)과 ‘거래단절 등 불이익 우려’(22.8%)를 꼽았다.
중기업계에선 이를 해결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납품단가 연동제를 꼽고 있다. 실태 조사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연동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관한 의견으로 ‘필요하다’(78.5%), ‘보통이다’(17.2%), ‘불필요하다’(3.9%)로 집계됐다. 특히 납품단가 반영이 미흡하다고 응답한 승강기, 레미콘 업종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각각 100.0%와 83.3%로 매우 높게 응답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공급원가 상승에도 납품대금 인상에 비협조적인 업종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중점 실태조사 업종으로 선별해 강력한 현장조사와 시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조사결과를 공정위에 보내고 공정위가 계획 중인 납품대금 조정실태 점검 추진 과정에서 납품단가 인상에 애로를 겪는 업종을 중점 관리조사 업종으로 선정해 면밀한 점검을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