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를 6조2566억 원(2455만8000주) 팔아치우며 불안한 장세를 야기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밀집한 대형주를 7조5206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향후 반도체 업종의 불황을 우려한 탓이다.
이에 따라 해외주식펀드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운용사뿐 아니라 은행 역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해외 펀드 판매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해외주식형펀드 순자산은 50조23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38조5584억 원)보다 30.28%, 1년 전(34조4369억 원)보다는 45% 증가한 것이다. 2년 전보다는 60% 늘었다.
펀드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해외주식 펀드 수는 총 1223개로 1년 전보다 62개 늘었다. 설정액 역시 1년 전(26조7266억원)보다 36.11% 증가한 36조3771억원이다.
해외 펀드의 인기는 국내 펀드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 자금 2199억 원이 새로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8억 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최근 6개월 동안에는 해외펀드에 4조9183억 원이 유입됐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6843억원이 유출됐다.
최근 일주일 간 권역별 1753억 원, 국가별 501억 원이 유입됐고 섹터별로 54억 원이 유출됐다.
권역별로는 북미주식 1024억 원, 글로벌주식 691억 원, 동남아주식 57억 원이 유입됐고 신흥국주식과 중남미주식에서 각각 8억 원, 아시아퍼시픽주식에서 5억 원, 신흥아시아주식 4억 원 등이 유출됐다.
증권가에는 이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 테이퍼링, 델타 변이 확산 등 국내외의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있는 투자상품으로 투자자의 발길 옮겨 간 것으로 해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간 글로벌펀드 시장에서도 장기성장에 대한 신뢰가 쌓인 미국주식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며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주식펀드는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지난해부터 미국주식펀드 투자가 대중화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에는 해외주식형펀드 중 아시아주식 투자 관련 상품이 가장 수익률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 중국주식형펀드에 547억 원의 투자금이 집중된 이유다.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의 주간 수익률은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A-E’가 5.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P2e’ 5.03%,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2[주식](A)’ 4.69%, ‘피델리티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 4.60%,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4.38% 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