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개선·높은 수익률에 투자 매력 커져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8월 CLO 신규 발행 규모가 약 187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에 달해 해당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대출 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위험성이 커지면서 발행 규모가 축소돼 3월 34억1000만 달러로 저점을 찍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급증했다.
올 들어 급격한 반전이 나타난 배경으로 WSJ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채권 매입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꼽았다. 기업실적 개선과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 ‘S&P/LTSA 레버리지론 지수’에 속한 상장사들의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린치 누버거버먼 투기등급 회사채 책임자는 “미국 경제성장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도 기업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CLO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부채비율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S&P/LTSA 지수 내 상장기업의 2분기 레버리지비율은 4.92배로 하락해 201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은 CLO로 눈을 돌리고 있다. 2분기 ‘BB’ 신용등급 CLO의 수익률은 4.44%를 기록해 정크본드를 비롯한 다른 대출 수익률을 앞질렀다.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JP모건체이스는 세계 CLO 시장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미국 CLO 신규 발행이 1400억 달러, 차환 발행은 2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일부 기업들이 CLO를 통해 감당이 안 되는 빚을 내고 있으며 이는 결국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신용등급 강등으로 일부 CLO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가 저등급 보유 한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초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개의 저등급 CLO에 디폴트 등급을 부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행된 CLO 가운데 첫 디폴트 등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