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은 P2P 기업들...IPO 추진 본격화될까?

입력 2021-08-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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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등록한 P2P(개인 간 금융거래)기업들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설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업체 정식 등록이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이들 기업이 조만간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장을 논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유예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까지 △8퍼센트 △렌딧 △펀다 △헬로핀테크 등 28개사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이하 온투업자)로 등록됐다.

온투업자 등록은 P2P기업의 제도권 금융 진입을 인정한 것으로 최근 관련 업계의 대출 연체율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금융당국의 심사 역시 여느 때보다 엄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카카오페이 조차도 P2P업체와 제휴를 맺고 제공 중이던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이다.

이처럼 험난한 온투업자 등록이라는 고비를 넘긴 만큼 이들 기업의 대거 IPO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국내 P2P기업 8퍼센트 역시 “P2P 금융업체로 정식 등록 이후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P2P업계 관계자는 “P2P업체 230여 개 기업 중 10% 수준인 20여개 정도만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했다”며 “P2P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에 온투법이라는 난관을 넘긴 기업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본격적인 상장 이야기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의 P2P기업 소파이(SoFi)가 올해 초 스팩주와 합병을 통해 1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했다. 영미권 소상공인 전문 디지털 대출기업 ‘온덱 캐피탈’(OnDeck Capital)은 2007년부터 소상공인 대출 사업에 주력하며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온덱 캐피탈의 누적 대출액은 한화로 약 15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P2P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P2P 대출업이 생긴 건 2015년, 2016년으로 5~6년이라는 짧은 경험이 대부분인데 IPO를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 “게다가 IPO는 한, 두 달 준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최소 1~3년은 바라보고 달려가도 될까, 말까인데 기업들이 이에 얼마나 적극적일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P2P기업들의 몸집 불리기와 기업상장 등 외형에 대한 집중보단 근본적인 사업 방향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국내 P2P기업 중 ‘펀다’는 유일하게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세는 여전히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P2P제도의 기본적인 도입 취지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업권 3분의 2 이상이 기존 금융업권이 취급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상품과 개인 신용대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며 “회사들이 무조건적인 영업이익 추구보단 소상공인 등의 다양한 계층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할 때 시장이 보다 건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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