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만이라도 받아달라” 철조망 위로 아이 넘기는 아프간 부모들

입력 2021-08-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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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19일(현지시간)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 주민이 공항 담 위에서 경비를 서는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19일(현지시간)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 주민이 공항 담 위에서 경비를 서는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카불공항에서 자식을 살리려는 부모들이 철조망이 둘러진 벽 위로 아이를 미군에게 넘기는 모습이 포착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일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수도 카불 공항에서는 아프간 시민들이 자신의 아이라도 먼저 대피시키기 위해 공항 담장 너머에 있는 미군에 아이를 받아달라고 간청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한 사람이 공항 벽 위에 서 있는 군인에게 아이를 받아달라며 절박하게 들어 올리고 있다. 미군은 아프간인의 간절한 요청에 아이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아슬아슬하게 아기를 넘겨받는다.

카불공항에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총성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 공항은 미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공항으로 가는 검문소 등은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가로막고 있어 공항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아프간 시민들도 많다.

공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날 한 아프간 호텔 밖에서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 위로 일부 엄마들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철조망 너머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아기를 던졌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기라도 살려달라”는 외침 속에 던져진 아기들은 운 좋게 영국 군인이 손으로 받아내기도 했지만, 일부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이 지키도록 한 곳이었는데, 아프간 사람들이 구조 요청을 위해 몰려들었다.

한편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6000명이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최근 24시간 사이에만 2000명이 아프간에서 대피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시민과 영주권 소지자에는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는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이 8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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