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기후위기 공약이 등장했다.
경선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1조에 기후위기 대응 관련 내용을 더하는 개헌과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50%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추 전 장관은 “우리가 헌법에 기후정의를 넣으면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될 수 있다. 이 정신에 따르면 기후정의와 관련한 일체 법과 제도가 헌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NDC는) 5년 뒤 우리 역량을 검토해 상향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반드시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석탄발전소 신규 구축을 금지하고 기존의 석탄발전소 폐쇄 속도를 앞당기겠다"며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탈내연기관 전환을 준비하고 단계적 탈원전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의장인 ‘지혜로운 녹색 대전환회의’ 설치와 환경정의부 확대개편, 정부부처마다 에코위원회 설치, 탄소세 등을 통한 녹색기금 마련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큰 틀의 구상을 밝혔다.
경선후보가 기후위기에 관한 공약을 공식 발표한 건 추 전 장관이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당 탄소중립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경선후보 6명이 나란히 탄소중립 공약을 제시하긴 했지만, 영상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만 읊은 데 그쳤다.
지금까지 경선은 부동산 공약과 1·2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네거티브에 주로 치중됐다. 향후 5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데, 전 세계가 매달린 과제인 기후위기 극복은 뒷전인 것이다.
관련해 민주당 에너지전환 분야를 담당해왔던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이기 때문에 높은 목표만 대책 없이 제시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론을 내놔야 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는 보다 구체적인 공약을 마련하면 공식 공약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이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에너지전환 관련 공약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