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무선이어폰 대전(大戰)’의 서막이 올랐다. 주요 업체들의 신제품 윤곽이 드러나며 본격적인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26일 LG전자는 무선이어폰 ‘톤프리(TONE Free)’ 신제품 3종을 국내 출시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2분기 공식적으로 접었지만, 무선이어폰 사업은 TV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산하에서 이어가고 있다.
톤프리는 LG전자가 2019년 처음 내놓은 무선이어폰 제품으로, 지난해와 올해 꾸준히 제품군을 늘려왔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ㆍ소음 제거) 기능을 탑재한 제품(HBS-TFN7)을 내놓은 뒤, 약 9개월 만에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 3종 모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됐고, 가장 상위 제품(TONE-TFP9)엔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기기에서도 무선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러그&와이어리스 (Plug&Wireless) 기능’이 추가됐다.
커널형 무선이어폰을 두고 외이도염 발병 등 위생 관련 이슈가 불거진 것을 의식한 듯 전작 대비 강화된 살균 기능도 강조했다. 대장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제거해 주는 UV 나노(nano) 기능을 케이스에 지원한다. 귀에 직접 닿는 이어젤의 경우 피부 접촉 관련 안전성 시험을 통과한 무독성ㆍ저자극성 실리콘 소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신제품을 북미, 유럽 등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출고가는 제품별로 16만9000원~24만9000원이다.
내달 11일엔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2’가 출격한다. 업계와 외신 등에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그린, 바이올렛, 화이트, 블랙, 옐로우 등 총 5가지 색상을 갖췄다. 기본 노이즈 캔슬링 기술에 더불어, 이어버드 한쪽만 착용해도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는 새 기능도 추가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도 전작 대비 낮게 책정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신에선 갤럭시버즈2의 출고가를 149∼169달러(17만∼19만5000원)로 추정한다. 전작인 갤럭시 버즈 프로의 출고가는 23만9800원,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19만8000원이었다.
애플 역시 9월 3세대 에어팟을 시장에 내놓는다. 다만 이번 신제품에는 전작과는 다르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모양도 커널형이 아닌 오픈형으로 변경됐다. 대신 20만 원대 중반이었던 가격대를 159~199달러(18만5000원~23만 원)까지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만 원대 가격에 노이즈 캔슬링 등을 비롯한 신기술로 승부를 보고자 했던 기존 무선이어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보급형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는 눈에 띄게 변화한 무선이어폰 시장 판도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무선이어폰 시장에선 프리미엄 제품이 대세였지만, 제품 사용 인구가 대폭 늘어나며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소비자 비중이 높아졌다.
시장 점유율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애플 점유율은 26%로 1위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전년 대비 10%p 하락했다. 반면 4~5만 원대 중저가 제품으로 맞선 중국 샤오미는 2위(9%)를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동근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하반기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무선이어폰) 업체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 추세에 대비해 발 빠른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