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코로나19·취업난에 '현실 연애' 못하는 청년들

입력 2021-07-21 16:23 수정 2021-07-22 10:3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OTT, 방송가 앞다퉈 선보인 '연애 리얼리티' 인기
화면 속 남녀들과 달리…현실 청년은 "연애 포기"

▲티빙의 '환승연애'는 이미 헤어진 연인과 한 집에서 살며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이미 서로 헤어진 남녀가 서로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 어떤 출연자들이 과거 연인이었는지를 추리해가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제공=티빙)
▲티빙의 '환승연애'는 이미 헤어진 연인과 한 집에서 살며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이미 서로 헤어진 남녀가 서로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 어떤 출연자들이 과거 연인이었는지를 추리해가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제공=티빙)

최근 '연애 리얼리티'가 큰 인기를 끌며 관련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1화 유튜브 조회수가 200만 회를 넘은 티빙 ‘환승연애’, 누적 조회수 2000만을 넘은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가 대표적이다. 왓챠 역시 최근 자체 제작 예능 '러브&조이'를 선보였고, 넷플릭스도 현재 연애 리얼리티 '솔로지옥'을 제작하고 있다. 방송가도 예외는 아니다. MBN '돌싱글즈', SBS플러스ㆍNQQ채널 '나는 솔로' 등 방송가도 연이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화면 너머의 남녀들은 열렬히 연애하고 있지만, 현실 속 청년들은 정반대다. 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부동산, 결혼, 연애 등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건 2011년. 3포에서 진화해 N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한 지도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애?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바쁜데"

▲'체인지 데이즈'는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 커플이 제주도에서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데이트 상대를 바꾸는 '체인지 데이트'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는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 커플이 제주도에서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데이트 상대를 바꾸는 '체인지 데이트'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카카오TV)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박 모(28) 씨는 연애를 안 한 지 벌써 몇 년 째다. 매일 취업 준비로 바쁜 그에게 연애는 사치다. 박 씨는 "연애든 친구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데는 어느 정도의 에너지와 시간 투자가 필요한데 그게 불가능하니까 새로운 사람을 사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초 직장 생활을 시작한 성 모(24) 씨는 일이 너무 바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성 씨는 "진로도 생각해야 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지켜지지 않는 직장에서 이런 상황을 다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감정을 나눌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아

▲5월 2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치러진 ‘2021년도 대구도시철도공사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현장. 96명을 채용하는 시험에 총 3547명이 지원해 36.9: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뉴시스)
▲5월 2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치러진 ‘2021년도 대구도시철도공사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현장. 96명을 채용하는 시험에 총 3547명이 지원해 36.9: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관계를 지켜나가기도 쉽지 않다.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김 모(27) 씨는 "사람 만날 데가 정말 없다"면서 "특히 요즘 코로나가 심해지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취업 준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 말한 박 씨 역시 "기존 친구들도 안 만나고 있는 판국에 코로나 시대의 취준생(취업준비생)에게 연애는 사치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생 황 모(27) 씨는 지난 5월 미국에 있는 남자친구와 코로나19로 인해 이별했다. 당초 황 씨가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남자친구가 한국을 방문하는 등 중간중간 만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황 씨는 "아무리 롱디(장거리 연애)라고 해도 기약 없는 만남을 이어가다 보니 중간중간 아예 못 본 게 헤어짐의 원인이 된 것 같다"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해도) 만나는 약속조차 잡기 힘들다 보니까 썸도 잘 되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2030 남녀 "결혼은 '포기'이자 '선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연애도 쉽지 않으니 결혼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총 500명(남 250명, 여 250명)을 대상으로 한 '2030 걱정거리와 미래 기대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미혼남녀가 현재 가장 포기하고 있는 부분은 '결혼'(15.6%)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내 집 마련'(15.0%)과 '재산 축적'(12.4%), '연애'(11.6%)가 이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도 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가족부 의뢰로 15∼39세 1만101명을 조사해 올해 초 발표한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여성 5명 중 1명(23.9%)은 "아예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남성은 11.0%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서울 성인 3명 중 1명 "지난 1년간 성관계 안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 3명 중 1명꼴로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설문조사가 최근 발표됐다. 2000년에 이뤄진 설문 조사 때보다 3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지난 2일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최준용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가 발표한 '2021년 서울 거주자의 성생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2182명 중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한 비율은 64%로 나타났다. 나머지 36%는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

지난 2000년 화이자가 발표한 '세계 성태도 및 성행동 연구(GSSAB)' 한국 편에서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답변한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21년 만에 성관계를 하지 않은 성인 비율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성관계를 하지 않은 이유로 여성은 4명 중 1명(24%)은 "흥미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남성은 "관심은 있지만, 파트너를 찾지 못해서"(1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남녀 모두 중상위층보다는 하위층에서 금욕 비율이 높았고 파트너를 찾지 못해 성관계하지 못하는 비율도 하위층에서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녀의 '섹스리스' 현상에 사회·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7,849,000
    • +7.17%
    • 이더리움
    • 4,582,000
    • +3.59%
    • 비트코인 캐시
    • 629,000
    • +1.78%
    • 리플
    • 825
    • -1.08%
    • 솔라나
    • 305,200
    • +4.88%
    • 에이다
    • 844
    • +0.72%
    • 이오스
    • 787
    • -4.72%
    • 트론
    • 231
    • +0.43%
    • 스텔라루멘
    • 153
    • -0.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650
    • +1.38%
    • 체인링크
    • 20,290
    • +0.5%
    • 샌드박스
    • 413
    • +0.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