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ㆍ정세균, 경선연기론 재론 조짐…이재명 측 "코로나 지속되면 무한정 미룰 건가"
이재명 힘 실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목표인 '소비 진작' 부적절성 비판 불가피
이낙연 "피해지원 더 큰 비중으로"ㆍ박용진 "재난지원금 미루고 피해지원 강화"
"코로나 피해 커진 만큼 오히려 더욱 전 국민 지급해야…논쟁 지속될 것"
더불어민주당 ‘반(反) 이재명 연대’ 대선 예비후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과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기회로 삼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선연기론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 힘을 싣는 등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의 신경전에서 공세 소재를 얻어서다.
먼저 가라앉았던 경선연기론에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11일 컷오프 이후 경선 일정에 대해 “최종(후보) 6명이 확정되고 나면 방역 상황을 점검해 어떻게 경선해갈지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대선 예비후보들의 압박에도 경선연기론을 일축한 지도부이기에 경선 연기가 아닌 다른 방식을 고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지속된다면 경선 연기 필요성은 커질 수 있다.
당장 경선연기론에 반대했던 예비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선이 중단·연기돼도 우려스럽고, 방역단계에 맞춘 모호한 지침으로 예정대로 가도 더 어려운 지경이 될 것이다. 당국 지침을 따라야 하고 지도부가 결정하면 따라야 한다”고 말해 연기 여지를 뒀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아직까지 경선연기론에 대해 입을 떼진 않았다. 하지만, 컷오프 이후 본경선 일정이 시작되면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명백한 명분이 있는 주장이라 이재명 지사가 맞서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론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 확산이 커지자마자 대놓고 경선 연기를 주장하면 정략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클 것"이라며 "또 연기한대도 그 때 또 다시 코로나 확산이 커지면 어떡할 건가. 확산이 지속되는 만큼 무한정 경선을 미룰 수도 없는 만큼 혼선만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가 힘을 실어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관철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목표인 소비 진작이 현 상황에선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과 정부가 협의한 대로 소득하위 80% 선별지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던 이 전 대표와 박 의원은 더 세밀한 선별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코로나19 안정세를 전제로 소비 진작 및 경기 활성화도 고려해 편성됐다. 바뀐 상황에 맞게 추경의 기조 역시 재편돼야 한다”며 “피해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와 정치권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만을 두고 논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는 측을 비판했다.
박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 사업은 지원 대상 논란과는 별개로, 그 목적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입은 다수 국민들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재난지원금 예산은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피해가 큰 소상공인 지원과 방역 보강, 고용 지원 예산 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추경안의 재설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촉구했다.
다만,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코로나 확산을 오히려 근거로 삼을 수 있기에 논쟁이 쉽게 종식되진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피해가 커지면 오히려 지급대상을 더 넓혀야 한다는 이유로 삼을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당내 지급대상 논쟁이 쉽게 종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은 오는 11일 고위당정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최근 변화되는 상황, 세수 상황을 점검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해 가능한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만큼 대상이 확대될 공산은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