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언론사 기고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이투데이가 올해 4월 이같은 내용을 처음 지적한 이후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서 머리를 숙였다. 사과 없는 조희연, 박원순 추모 기고에 버젓이 '피해 호소인' 보도 참조
조 교육감은 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제2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와 피해 호소인을) 혼용했던 부분에 대해서 상처가 있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해 7월 13일 한겨레 인터넷판에 실린 ‘늘 부끄러움 안겨주던 40년 친구 박원순을 기억한다’는 제목의 추모 기고문에서 “나는 오랜 벗이자, 40년을 같이해온 동지로서,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모든 정념을 다해 내 친구를 애도한다”며 “부디 이 절절한 애도가 피해 호소인에 대한 비난이자 2차 가해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쓴 바 있다.
또 "고인은 과거 각종 인권 사건을 변론하면서 “늘 피해자의 편에 서고 그 어려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런 그를 이해한다면 더 이상 피해 호소인의 신상털기와 비난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피해자에 대한 '피해 호소인' 명칭은 자체로서 2차 가해에 해당한다.
4ㆍ7 보궐선거 과정에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앞장서 불렀던 고민정ㆍ진선미ㆍ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박영선 전 후보 선거캠프에서 사퇴했다. 박 전 후보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직접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를 추진하면서 두 아들을 외국어고등학교에 보내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데 대해 "개인적 차원에서 부족하지만 널리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자녀들이 외고에 다닌 것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그런 자세로 (비판을)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