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생후 59일 된 영아가 등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아들이다. 용 의원은 출산 후 첫 국회 출근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나타났다. 그는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의 영아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는 '아이동반법'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 내의 육아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용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부터 국회에 출근해 의정활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5월 8일 출산한 아이와 회견장에 함께 왔지만, 기자회견은 홀로 진행했다. 이후 회견이 끝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에는 아이를 안고 진행했다.
용 의원은 아이동반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아이동반법은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의 영아인 자녀와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라며 "임기 중에 출산하는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한다는 의미"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 법의 통과를 계기로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의원들도 출산과 육아, 의정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지원 제도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 통과를 위해선 "내일부터 각 당의 원내대표를 찾아뵙는 일정들이 잡혀있다"며 "아이동반법의 빠른 통과를 당의 원내대표에게 부탁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상희 부의장께서도 이 내용을 파악하고 계셨고 조속하게 처리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용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필요한 의료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부담이 저출생 문제의 원인이 된다"며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고 앞으로도 겪겠지만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의정활동으로 해결해가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내 육아 시스템에 대해선 수유실의 부족함을 지적했다. 그는 "수유실은 필요한 게 굉장히 많다"며 "아이 기저귀를 갈기 위한 교환대도 필요하고 아이를 눕혀놓을 공간이 필요한데 수유실은 있지만 그런 것들이 구비되지 않은 상태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기본적인 곳이니깐 이런 거부터 신경 써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당부했다.
용 의원은 앞으로도 여유가 될 땐 아이를 동반한 출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단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저도 고민하고 있다"며 "남편이 아이를 보기도 하고 제가 아이를 보기도 하고 친정엄마 찬스를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이를 봐야 할 타이밍에는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국회를 출근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임기 중 출산한 현역 의원은 19대 국회 장하나 전 의원, 20대 국회 신보라 전 의원에 이어 용 의원이 세 번째다. 아이동반법은 2018년 신 전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