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3개 BU 체제의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GS리테일이 사업부문(BU, Business Unit)별 인사제도를 각각 따로 운영하기로 했다.
급격한 업황 변화 속에서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합병을 마무리했지만, 사실상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사업을 △플랫폼BU △디지털커머스BU △홈쇼핑BU 등 3개 BU로 그대로 구분한 데 이어 인사제도도 BU별로 유지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는 양사 간 임금 격차와 업태ㆍ조직 문화 차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이 표면적으로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실질적인 조직 통합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GS리테일은 최근 임직원에게 합병 이후 인사제도 변화에 대해 "현 양사 직급과 호칭, 보상에 있어 급격하고 일괄적 변경을 지양하고 통합 법인의 중장기 인사제도 방향성에 대한 로드맵을 확립해 발전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합병이 이뤄졌지만 인사제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내부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체적으로 복리후생과 임금제, 직급과 호칭제 등을 BU별로 다르게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임금 정책이다. 양사의 합병 과정부터 임직원의 이목은 '임금'에 집중됐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임직원의 연간 급여액 차이가 1000만 원이 넘는 탓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GS홈쇼핑 1인 평균 급여액은 6400만 원으로, GS리테일의 평균 급여액(5100만 원)보다 1300만 원가량 많은 액수다.
이에 대해 GS리테일은 'BU별 임금정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임금과 복지후생제도와 관련해 "BU별 임금경쟁력 확보 및 성과 중심 보상 원칙 하에 BU별 임금정책을 실행할 것"이라며 "복리후생과 관련해서는 전사 차원의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 우선적인 개선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임직원 불만을 줄이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임금 격차는 통상 기업 합병 후 직원 간 위화감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합병 회사에서 고심하는 부분이다. 2015년 KEB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당시에도 직원이 "출신과 인사ㆍ급여 제도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며 갈등이 발생한 바 있다.
'직급'과 '호칭' 역시 BU별 고유 제도를 유지한다. 다만 올 연말까지 수평적이고 유연한 직급과 호칭체계로 통합을 추진한다. 이는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조직 문화 차이에 따른 것이다.
직급제의 경우 합병을 앞두고 양사가 모두 없앴지만 폐지 시점은 GS홈쇼핑이 빨랐다. GS리테일은 최근까지 일반 대기업과 같은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의 직급제를 운영해왔다. 온라인ㆍ모바일 사업 중심의 GS홈쇼핑이 비교적 수평적인 기업 문화인 데 비해 GS리테일엔 다소 수직적인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평가제도' 역시 올해까진 기존 수립된 목표 수준 등을 고려해 BU별 현행 제도를 따른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직개편에서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지속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GS리테일은 최근 전사 차원에서 '인사총무본부'를 신설했다. 이곳은 전사 차원의 인사총무 업무를 통합하고 조정 기능을 수행한다.
인사총무본부 산하에는 플랫폼BU와 디지털커머스BU는 별도의 HR 부문이 없는데 비해 홈쇼핑BU의 경우 별도 'HR 부문'이 눈에 띈다. 홈쇼핑 BU 대표이사 직속조직으로 운영되는 이 조직은 홈쇼핑 관련 HR제도를 운영하고 인력 운용에서 '독자성'을 유지한다.
회사측은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홈쇼핑BU가 방송 업인 만큼 전문적인 인력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전사차원의 인적자원관리를 위해 전사 인사총무본부를 신설했다"면서 "홈쇼핑 BU 별도 HR 부문 편제는 BU장의 효율적인 책임경영을 지원하고 홈쇼핑 비즈니스 전문인력 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