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산업혁명 이후 석탄·석유산업의 발전이 인류에게 일정 부분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과 안락한 환경을 제공해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와 산업쓰레기는 지구촌의 기후변화를 가속시키고 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도 위협하고 있다. 또한 경제성장을 토대로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현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많은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사회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조직·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유하고 국가별 감축 목표와 실행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적극 동참함은 물론 선도국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760만 톤(2018년 기준)으로 세계 11위이다. 분야별 배출량을 살펴보면 에너지 분야가 87%, 산업공정 분야가 7.8%이며, 농업 분야는 2.9%로 2120만 톤을 배출하고 있다. 언뜻 보면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농업 분야는 타 산업 분야보다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가장 많이 받는 분야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실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농업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타 산업 분야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은 물론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이 가능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농업 부문에서도 과감한 사고의 전환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지금까지는 농업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과 관련해서 농업에너지 부문, 즉 농업시설의 난방에너지를 줄인다거나 트랙터 등 농업기계의 유류절감 기술 개발에 연구와 정책이 집중되었다면, 앞으로는 비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메탄가스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축산 바이오매스의 효과적 활용기술 등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과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볏짚, 왕겨 등의 농업부산물들을 과연 지금처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재배면적이 넓은 주요 작물들의 단위 생산량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종자생산, 파종, 정식(定植), 수확 등 전 과정에서 살펴 무엇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지는지를 현장 실증적 차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농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연구기관, 정책부서 그리고 농업인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농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저탄소 농업기술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더욱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