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백악관 간부들이 인프라에 관한 교섭을 진행해 온 초당파 상원의원 그룹과 두 차례의 생산적인 회의를 진행, 잠정 합의를 위한 진전을 이뤄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으로 이들을 초청, 직접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역시 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여야가 인프라 예산 패키지에 합의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에 대한 논의는 아직 남겨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소속의 밋 롬니 상원의원도 "우리는 프레임워크에 동의했다"며 "내일 백악관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21명의 초당파 상원의원이 내놓은 인프라 투자 예산안의 규모는 9530억 달러다. 예산을 도로나 다리 등 전통적인 기반 시설 건설을 위해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초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일자리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친다. 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 역시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2조2000억 달러를 인프라 및 연구 개발 등에 투자하는 ‘미국 일자리 계획’을 내걸었다. 상원 공화당 그룹과는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공화당은 바이든 정권이 재원으로 산정한 법인세 인상에 대해 거세게 반기를 들었다. 이에 따라 이달 상순 교섭이 결렬,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로 초당파 그룹에 새 제안 책정을 요구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이번 합의에 찬성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보수 쪽에서도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수반한 인프라 투자 예산에 반대하기란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 측은 '미국 가족계획'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지출안과 더불어 총 4조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부양책을 추진했던 만큼 인프라 계획 규모가 당초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입법 부담을 한층 덜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