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법으로 여권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친문(문재인)이 뭉쳤다.
수술실 CCTV 설치는 이 지사가 적극 추진해온 정책으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소극 의료’ 우려를 내세워 반대논리를 펴고 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반대 측에 동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이 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비판하자 16일 “테러방지법에 반대한 더불어민주당에 ‘그러면 테러를 옹호하는 거냐’고 말하는 게 바보 같은 공격인 것처럼, 수술실 CCTV 문제에 신중하자는 입장에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거냐’로 받아친다면 이건 정치의 희화화”라며 “언제까지 선악을 조장해 여론조사 정치를 할 건가. 기득권은 180석을 가진 쪽이고 그걸 휘둘러 부동산부터 다 사고 친 쪽은 민주당”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수술실 CCTV 설치법을 주도하는 이재명계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지도부 내 친문 인사들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대표의 논박하는 수준이 국회 본청 앞 해태상을 붙잡고 엉뚱한 소리 하는 정도다. 이 지사 글 어느 부분이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거냐’고 받아친 건가”라며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이준석 태풍’은 실망을 넘어서 대표적인 청년정치의 실패 사례로 남게 될 수도 있다. 좀 더 생각을 가다듬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고민하며 천천히 행동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서울시 곳곳에 있는 공공 CCTV만 7만 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서울시민의 정당한 행동이 위축되나. 수술실 CCTV 설치법은 2015년 발의된 법안이고 국민의 80%가 찬성한다. 무슨 이야기를 얼마나 더 들어봐야 하나”라며 “나이가 젊어야 청년이 아니다. 생각이 젊어야 청년이다. 애매한 말장난 대신 기득권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청년의 패기를 보여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도 나섰다. 친문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이 대표에 수술실 CCTV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물은 데 이어 송영길 대표는 전날 수술실 CCTV 설치 문제로 국회 앞에 시위가 발생하자 찾아갔다. 송 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에 해당 법안 처리 협조를 촉구키도 했다.
최고위원인 친문 강병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이 느끼는 생명과 안전에 관한 실질적 위협을 ‘선악 조장 여론조사 정치’ 정도로 치환하는 그 한가함과 배짱이 참 부럽다”고 비꼬며 “제1 야당 대표면 본인 주장의 근거가 논파 당했을 땐, 다른 근거를 들고 오거나 제대로 논쟁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수긍하는 게 맞다”고 당부했다.
여권 대권 주자인 양승조 충남지사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수술실 CCTV 관련 질의에 “저는 동의한다. 일부 의사분들이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국민 상당수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