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K-POP(케이팝)을 ‘악성 암’(vicious cancer)이라고 묘사하며 “한류를 방치하면 북한이 젖은 벽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케이팝을 북한 청년을 부패시키는 ‘악성 암’으로 규정하며 반 케이팝 전쟁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자본주의 문화 침습을 막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당 세포비서 대회에서 “청년세대의 사상정신 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인간개조론’까지 거론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한국 음악·드라마 등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청년층)들은 ‘반(反)사회적’이라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드라마·케이팝을 소비하고 있다,
북한에 케이팝을 유통하는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한 탈북자는 “북한 젊은이들은 김정은에게 아무런 빚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정은이) 미래의 집권 기반을 잃고 싶지 않다면 청년에 대한 자신의 이념적 통제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한영상물 유포자의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상향하고 시청자의 경우 최대 징역을 기존 5년에서 15년으로 강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