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제품 개발보다 더 나은 일상에 이바지하는 기술을 찾는 데 주력하기 위해 E&I(Experience and Insight) 랩을 신설했다. 혁신 기술 연구 초기 단계에 사용자 중심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선택이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세트 부문 선행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삼성리서치 내에 E&I랩이 설립됐다. 사무실은 서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탈리아 밀라노 총 세 곳에 있다.
삼성리서치의 기존 선행 연구 개발 조직과 긴밀하게 협력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E&I 랩에는 삼성리서치의 기획, 서비스,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디자인경영센터의 디자인,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삼성리서치 E&I 랩장(전무)은 이날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이해해, 삼성의 기술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카살레뇨 전무는 E&I 중에서 통찰력(Insight)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여기서 통찰력이란 소비자 행동과 사는 방법을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킬 솔루션을 설계하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카메라를 원한다기보다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하는 경험을 원한다고 볼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는 그 자체가 경험의 대상이 아니라 물리적, 사회적, 감정적 경험을 가능케 해주는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향후 E&I랩은 일상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술·경험 디자인을 재정의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카살레뇨 전무는 이를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혁신을 기술 발전이 아닌 인류의 번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삼성의 기술 개발에 인간 중심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바탕에는 인간을 이해하는 기업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엔 문화 리더(cultural leader)가 되지 않고는 기술 리더(technological leader)가 될 수 없다”라며 “삼성의 미래 기술에 고객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조화롭게 융합시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