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PC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출하량을 크게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 중인 크롬북 효과가 컸다.
9일 IT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PC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38만4000대를 출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6만3000대)보다 116%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 순위는 5위로 같았지만, 전년 7.9%에서 9.9%로 2%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 상승세는 점유율 1위(21.1%) HP의 122.6%에 이어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4위 레노버(13.7%)의 출하량이 92.8% 증가했다. 2, 3위인 애플과 델은 각각 35.7%, 29.2%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카날리스는 "미국 크롬북 시장은 작년보다 548% 성장했다"며 "교육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에서 지난 1년 동안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교육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교실에서 PC의 역할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강력하게 유지되며 크롬북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롬북은 구글에서 개발한 '크롬OS'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 간단한 문서 작업이나 동영상 시청 등에 초점을 맞춰 배터리 수명은 길고 가격은 저렴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비대면 시대 온라인 수업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수업 도중에 유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등 관리도 수월해 미국, 서유럽, 일본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이 빠르게 태블릿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롬북 성장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저가 노트북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갤럭시 크롬북2'를 내놨고, 30만 원대 '갤럭시북 고'를 오는 10일 출시한다.
'갤럭시북 고'는 가격이 349달러(약 39만 원)부터 시작해 크롬북 수준이지만 운영체제(OS)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이다.
브라이언 린치 카날리스 연구원은 "크롬북은 이제 주류 컴퓨터로 자리 잡았다"며 "교육 분야가 여전히 출하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기업 등에서 수요도 크게 성장하며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