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가 열렸다. 업계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배터리 기술력과 차세대 기술 개발 계획을 소개하며 경쟁에 열을 올렸다. 전시장 관람 후 이어진 간담회 자리에서는 배터리 산업 인력과 소재 확보 등에 관한 업계 현안이 논의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하는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2021'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개막을 알리는 커팅식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국전지산업협회장을 맡는 전영현 삼성SDI 대표,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김수하 씨아이에스 대표, 이동원 코엑스 사장, 마이클 대내허 주한캐나다 대사가 참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찾은 곳은 SK이노베이션 전시 부스였다.
전시를 관람하던 지 대표는 문 장관에게 "소송 때문에 마음고생이 있었지만, 대통령님과 장관님이 격려해주셔서 미국에 있는 회사 구성원들도 굉장히 좋아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장관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묻는 말에는 "콘셉트를 구현해서 2023~2025년에 시제품 정도 나올 것 같은데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상용화 단계로 가려면 2030년은 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찾은 LG에너지솔루션 전시 부스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NCMA'가 소개됐다. NCMA는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알루미늄을 첨가해 폭발 위험성을 낮춘 배터리다.
삼성SDI는 최대 6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젠5'를 전면에 내세웠다. 문 장관은 삼성SDI 전시 부스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관심을 보였다. 삼성SDI가 만든 ESS는 화재 위험 신호가 발생하면 내부에 있는 소화약재가 터져 화재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민경준 대표는 한국 배터리 산업을 뒷받침하는 소재 업체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포스코케미칼 전시 부스를 둘러보던 문 장관에게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전지 3사 기술력을 봤는데 소재 회사로서 한국 배터리 산업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잘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다른 나라들이 원소재 공급을 점점 컨트롤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정부에서도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전시 관람 이후 이어진 문 장관과 업계 대표들 간 간담회에서는 업계 현안이 논의됐다.
문 장관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업계 대표들이) 인력에 관한 말씀을 많이 했다"며 "핵심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큰 문제고, 소재 확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지 그 외에 작은 부분들의 건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동명 부사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력, 충전소 등 배터리 인프라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려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고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데 그러려면 전기차가 많이 팔려 관심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배터리사 대표들은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부사장은 인도네시아 투자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표는 포드와 설립한 합작법인의 배터리 공장 위치를 묻는 말에 "4~5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오래 끌 일은 아니고 부지가 구체적으로 잡히면 바로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합작법인 공장 후보지는 기존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와 오하이오, 테네시, 텍사스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