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허무했다” 말 나오는 이유는… 더민초-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최선이었나

입력 2021-06-03 17:25 수정 2021-06-0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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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선 의원들이 1시간 넘게 말했는데 (대통령께서) 다 일일이 답하시진 못했다. 마무리로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양이원영 의원)

“소수로 얘기해야 내실 있는 얘기가 나오는 거고, 여러 사람이 갔기에 한계가 있었다곤 생각한다.”(신현영 의원)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의원 68명과 차담회를 가진 가운데, 이날 참석한 의원들이 이같이 밝히며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간담회는 오후 12시 3분에 끝났다. 초선 의원 81명 중 68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과 유영민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간담회에선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의 모두 발언 후 의원 10여 명이 각 2분 내외의 자유발언을 했다. “2분 내외씩 발언해 달라”는 청와대 측 요청에 따른 진행이었다. 자유발언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을 했다.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미국도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우리를 최고의 파트너로 생각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며 “초선 의원들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지지자들과 손을 맞잡아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양이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의원들이 발언이 1시간 넘게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 일일이 답하시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로 자신감 갖고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조금 허무했다”면서 “다만 보좌진들이 옆에 계셨으니 그분들이 챙기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한 사람당 적으면 2개, 많으면 3~4가지를 말해서 못해도 30~40가지를 이야기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민주당 측에 따르면 초선의원들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코로나19 극복 및 사회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확대정책을 주문했다.

이밖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지원금 △청년 일자리와 주거문제 △국가균형발전 △군 장병 처우개선 △백신 휴가제 △남북관계 개선 △신재생 에너지 정책보완 등을 건의했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장관 인사 문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언급 등 민감한 주제들은 논의되지 않았다.

양이원영 의원은 “국민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정치적 쟁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많은 노동자와 청년 등에 대한 목소리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신현영 의원은 “미리 제약을 둔 부분은 없었고, 의원들이 각자 하고 싶은 얘기 하는 것을 서로 존중했다”며 “과거 얘기보다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재정당국에 특단의 결단을 해야 한다는 등 정책과 민생 얘기만 주를 이룬 것”이며 “(현장에서 시간상) 특별히 발언을 자르는 등의 상황은 없었고, 각자 하고 싶은 얘길 다 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간 초선의원들이 4·7재보선 참패 이후 당 쇄신 전면에 나선 데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도 청와대 측에 먼저 요청해 성사된 자리인 만큼 국정운영에 대한 쓴소리를 낼 거로 관심을 모았지만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더민초 간사를 맡은 고영인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진지하게 제안하고 화답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부동산 세금, 공급문제들은 당내 부동산 특위의 논의를 바탕으로 초선 의원들이 적극 참여해서 결론 낼 것이기 때문에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간담회 말미에 문 대통령은 초선 의원 68명과 한 명씩 기념사진을 찍고 선물로 대통령 서명이 인쇄된 손목시계를 전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욕이 큰 초선 의원들이기에 국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교언영색(巧言令色·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하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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